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 31일 경주에서 열린 중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일본 정부가 다음달 공표할 외교청서에서 중국과 관계와 관련해 ‘가장 중요’라는 표현을 ‘중요’로 격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가 자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런 움직임이 지역 질서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 25일 뤼차오 랴오닝사회과학원 교수가 일본의 대중국 표현 격하가 중일 관계 악화의 책임을 중국으로 전가하려는 시도라고 규정했다고 보도했다. 뤼 교수는 “자기 실수로 중일 관계를 악화시키고, 국내에서 대중적 불만을 촉발한 다카이치 내각은 ‘중요한 이웃’이라는 수사적 표현을 유지하면서도 일본의 실수에 대한 중국의 반격 조치를 장황하게 언급한다”며 “관계 악화의 책임을 중국으로 미루고 국내 불만을 달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의 현재 중국 정책은 경제적 이익과 미국에 동조해야 할 필요성 사이에서 명백한 모순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은 일본에 필수 시장이고 양자 무역은 일본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 일본 기업계는 양자 관계의 현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중국과의 소통 강화를 거듭 촉구해왔으나 다카이치 내각은 잘못된 경로를 고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뤼 교수는 “일본의 움직임은 대화에 기반한 기존 지역 질서를 더 훼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도통신과 마이니치신문 등은 24일 지난해 일본의 외교청서에는 중일 관계가 ‘가장 중요한 양국 간 관계 중 하나’라고 기술됐는데, 올해 초안에는 ‘중요한 이웃 나라’로만 서술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국과 첨예하게 대립 중인 것을 고려해 중일 관계 중요성의 격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외교청서 초안에는 “일본 정부는 중국과 대화에 열려 있고 문을 닫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직속 싱크탱크인 중국국제문제연구원의 샹하오위 연구원은 표현 격하가 일본의 중국에 대한 전략적 포지셔닝과 정책적 경향이 명백히 더 악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그 이면에는 일본 정치 생태계와 사회의 우경화가 있다고 말했다. 샹 연구원은 “이런 변화는 국내 경제·사회 문제에서 오는 압박을 피하면서 우익 보수 세력의 환심을 사고, 국내적으로 다카이치의 지지를 강화할 수 있다”며 “국제적으로 이 조치는 미국에 대한 충성 서약 역할을 하는데, 중국으로부터 멀어지고 (미국으로) 기울어지는 신호를 보내는 한편 강대국 경쟁에서 한쪽 편을 들겠다는 일본의 결심을 보여주고 미국과의 동맹을 공고히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브리핑에서 이 같은 일본 매체 보도에 대해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은 채 “현재 중일 관계 상황의 근본 원인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잘못된 발언에 있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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