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10국 혼란기 배경…'납토귀송'으로 통일의 길 그려
중동 전쟁 격화 빗대 중국 누리꾼 "현대판 타이핑녠"
대만서도 화제…"평화는 양안 동포의 공동 추구"
미국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촉발된 이란 전쟁이 나날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올 초 방영된 50부작 사극 드라마 '타이핑녠(太平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타이핑녠, ‘태평한 시절’이라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평화를 향한 험난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드라마는 전쟁과 분열이 이어지던 5대10국 시대를 배경으로, 첸훙추(바이위 분)·궈룽(위하오밍 분)·자오광인(주야원 분) 세 인물의 운명적 선택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무너진 질서를 바로 세우려는 각자의 노력 속에서 역사의 흐름은 송나라 건국으로 이어지고, 결국 첸훙추는 백성들의 염원 속에서 왕권을 내려놓고 자발적으로 송나라에 복속되는 ‘납토귀송(納土歸宋)’을 선택하며 통일의 길을 열어 평화의 토대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중국 국영중앙(CC)TV에 따르면 이 드라마는 기획에만 10년이 걸렸으며 3억5000만위안(약 735억7500만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다.
드라마의 배경이 된 5대10국 시대는 중국 역사에서 마지막 대분열기로 꼽힌다. 당나라 멸망 이후 송나라가 중국을 재통일하기 전까지 전쟁과 정권 교체가 반복되던 혼란기로, 백성들은 끊임없는 전쟁과 약탈 속에서 피난길을 오르내리며 살아야 했다.
극 초반부터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는 ‘잔인한 장면’이 등장한다. 극심한 전쟁 대기근이 겹치면서 만연했던 식인 풍습이 묘사되는데, 당시 장의군(彰義軍, 지방 군사 행정구역) 절도사 장언택이 군량을 확보하지 못하자 사람을 죽여 인육을 군량으로 삼는 장면이다. 이러한 설정은 전쟁이 초래한 극단적 혼란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드라마는 결국 '전쟁을 멈추는 것이 진정한 평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전쟁의 참혹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최근 중국 온라인에서는 미국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격화된 중동의 참혹한 정세를 이 드라마에 빗대 '현대판 타이핑녠'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한편, 1~2월 드라마가 한창 방영됐던 때에는 대만 평화 통일을 염두에 둔 메시지가 담겼다는 평도 나왔다. 당시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드라마는 평화로운 양안(중국 본토와 대만) 관계의 상징이 됐다”며 “통일을 실현하는 것이 중화민족의 근본이익이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필연적 요구임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달 초에는 중국의 대만 담당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도 타이핑녠이 대만에서도 화제가 된 것과 관련해 "평화는 양안 동포가 함께 추구하는 목표”라며 “대만 동포들이 평화를 소중히 여기고 통일을 추구하길 바란다”고 평론을 내놓기도 했다.
아주경제=베이징(중국)=배인선 특파원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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