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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보안 각개전투 끝…"연대하는 글로벌 K-시큐리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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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진수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신임 회장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국산 보안업계에는 오랜 숙원사업이 있다. 국내를 넘어 북미, 중동, 동남아, 일본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보안 기업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대규모 보안 경쟁사를 낳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견줄 만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각축전도 거세지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는 이러한 목표에 엔진을 가동하는 지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제18대 신임 회장으로 김진수 코닉글로리 대표를 선임하면서 '협력과 연대(Collaboration·Alliance)' 기반 새 전략도 본격 시동이 걸릴 예정이다.

김 신임 회장은 국산 보안기업이 각개전투로 해외에 진출하려 했던 시대가 지났다고 이야기한다. KISIA는 실제 실적을 내는 'K-시큐리티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글로벌 시장에 견줄 독보적인 브랜드를 내세울 계획이다.

그는 "보안은 이제 단순한 솔루션을 넘어 AI 시대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기반"이라고 강조하며, 임기 중 '산업 구조의 재정렬'과 '글로벌 스케일업(Scale-Up)'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여 년간 해결되지 못한 유지보수 대가 현실화와 내수 중심의 분절적 경쟁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K-시큐리티 얼라이언스'의 사업 모델 고도화와 K-방산·원전 등 전략 산업과의 패키지형 해외 진출을 구체적인 전략으로 내세웠다.

특히 단순히 상징적인 협회 역할을 넘어, 회원사들에게 실질적인 수익과 혜택이 돌아가는 '성과 중심의 연대 생태계'를 구축해 대한민국 사이버 주권을 수호하는 산업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강력한 포부를 밝혔다.

<디지털데일리>는 김 회장을 만나 업계 애로사항과 협회 향후 비전을 들어봤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Q. 제18대 KISIA 회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취임 소감은.

A. 오랫동안 협회 일에 관여하고 섬긴 사람으로서 이 자리의 엄중한 무게를 잘 알고 있다. 저를 회장으로 선출한 많은 임원사께 감사한 마음이 있지만, 단순히 축하만 받고 끝나는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수많은 장벽과 보이지 않는 장애물(허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역대 회장님들도 이러한 허들을 넘으며 치열한 현장에서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 자리는 단순히 상징적인 것을 넘어 성과를 내야 하는 자리다. 그리고 그 성과는 협회 회원사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한 점에서 매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Q. 2026년 국내 보안업계가 마주한 최대 과제는 무엇인가.

A. 올해 국내 보안업계 최대 과제는 인공지능(AI) 전환기에 맞는 산업 구조 재정렬과 스케일업(Scale-Up)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솔루션을 공급하는 산업에서 벗어나 AI, 클라우드, 제로트러스트 기반 통합 보안 생태계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간 정보보호 산업이 이러한 과제를 극복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3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내수 중심 구조로 인해 글로벌 표준과 간극을 좁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기업 간 분절적 경쟁 구조로 인해 공동 대응 역량이 충분히 축적되지 못했다. 또한 보안이 비용으로 인식되면서 수요 측 투자가 확산되지 못한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이제는 기술 경쟁을 넘어 산업 차원의 전략적 연대와 제도 개선이 병행되어야 할 시점이다.

Q. 회원사가 직접 개선을 요구한 문제점도 있었나.

A. '유지보수 대가'는 중요한 현안이다. 약 20년 전부터 계속 제기된 문제이기도 하다. 보안 솔루션은 일반 패키지 소프트웨어(SW)와 달리 실시간 위협 대응이 필요한 치명적인(크리티컬한)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특정 취약점이나 공격 이슈가 발생하면 바로 대응해야 하고, 하루 사이에도 패치가 제공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보안 기업들의 유지보수 대가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외산 제품에는 유지보수 비용을 충분히 지급하면서 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사례도 있다. 관련 규정이 존재하지만 이러한 내용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다.

현재 정부 여러 부처에서 이러한 문제 인식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예산 기준을 근거로 증액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이 정도 비용으로 운영했는데 왜 지금은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이 반복되는 구조다. 그러나 보안 환경은 계속 변화하고 있고 위협 대응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국산 보안 제품의 '좋은 구매자'가 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Q.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도 늘고 있다. 그간 정부 주도 'K-시큐리티 얼라이언스'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는.

A. 현재까지 'K-시큐리티 얼라이언스'는 상징성과 선언적 의미를 확보하는 데 주력해왔다. 이제는 이를 지속 가능한 공동 사업 모델로 발전시켜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산업계가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 전시회 중심 단기 지원에 머문 점, 현지 파트너십 구축 이후 후속 사업 연계 구조가 부족했던 점, 참여 기업들이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공동 패키지 전략이 미흡했던 점이 대표적이다.

시장에서 우수 사례(레퍼런스)를 확보한 기업을 중심으로 얼라이언스를 구성하고, 협회가 직접 글로벌 현장에서 영업(세일즈)를 지원하는 방식도 추진할 계획이다. 일례로 3월 말 개최하는 미국 사이버보안 행사 'RSAC' 현장에 KISIA 협회장이 참여해 한국 기업 경쟁력을 설명하고 지원하는 방식도 고려하는 중이다.

Q. 각개전투가 아닌 '연대'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은.

A. 산업 내부적으로는 분야별 협의체를 상설화해 솔루션 간 연동 모델을 발굴하겠다. 그리고 수요자와 정례 교류를 통해 공동 프로젝트 기회를 만들겠다. 여기에 국회 및 정부와 연계를 강화해 세제, 조달, 공시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

경쟁을 넘어 함께 성장하고 진출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또한 기술적으로도 기업 간 연동과 협력 모델을 확대해야 한다. 앞으로 얼라이언스는 단순 공동 부스 운영이 아닌 공동 브랜드, 인증, 패키지 진출 모델로 고도화해야 한다. 또한 실제 경쟁력이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라인업을 구성해야 한다.

기존 전시회 중심 지원도 '현지 거점형 전략'으로 전환하겠다. 해외 공동관 운영을 단순 홍보 목적이 아닌 현지 테스트베드, 개념검증(Poc) 연계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 단기 노출이 아니라 현지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구조적 지원으로 개선하겠다. 이러한 개선에는 '해외진출전문가협의체'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Q. 보안업계가 해외 성과를 강화하려면 조선, 자동차 등 다른 산업과 연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A. 전적으로 공감한다. 조선, 자동차, 반도체, 방산 산업은 이미 글로벌 공급망 핵심축이다. 보안 산업이 이들과 연계하면 단순 솔루션 수출이 아니라 산업 패키지 수출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스마트 조선소, 자율주행 인프라, 스마트팩토리 수출 시 보안이 기본 내재화된다면 보안기업은 독립적 시장이 아닌 산업 동반 성장 구조를 확보할 수 있다.

결국 K-방산, K-원전, K-시큐리티가 함께 해외에 진출하는 모델이 필요하다. 방산이나 원전은 시스템 산업이기 때문에 사이버보안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통령 해외 순방이나 대형 프로젝트 수주 과정에서 보안 산업이 함께 참여할 수 있다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Q. 정부가 AI 강국을 선언한 가운데 국내외 보안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협회 차원에서 강조하고 싶은 포부는.

AI 시대에 보안은 선택이 아닌 국가 경쟁력 기반이다. 협회는 AI 보안 기술 고도화, 국가망보안체계(N2SF) 및 제로트러스트 전환 확산, 정보보호 공시제도 및 투자 확대 기반을 마련해 'AI 강국을 지키는 산업 플랫폼'이 되겠다.

궁극적으로 KISIA는 단순히 기업이 모여있는 협회를 넘어 상호 환대하는 문화를 조성해 대한민국 사이버 주권을 지탱하는 협업과 연대 생태계로 도약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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