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8일 일본 도쿄 총리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강경 보수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총선에서 압승한 가운데, 일본 정계 내에서 ‘핵무기 공유’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급격히 힘을 얻고 있다. 핵 공유는 미국 핵무기를 미·일이 공동 운용하는 것을 뜻한다.
28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 8일 치러진 중의원(하원) 선거 당선자 465명 중 37%(170명)가 ‘핵무기 보유는 반대하지만, 핵 공유는 검토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2024년 총선 당시(25%)보다 12%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불과 2년 만에 정치권의 기류가 크게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연립 여당 유신회 ‘전원 찬성’…야권도 가세
특히 이번 총선에서 자민당의 새로운 연립 여당 파트너가 된 일본유신회는 당선자 36명 전원이 핵 공유 검토에 찬성표를 던졌다. 유신회는 선거 공약으로 ‘핵 공유를 포함한 확장억제 논의 개시’를 내걸며 군사적 강경 노선을 분명히 해왔다.
자민당 당선자 중에서는 35%가 찬성 의사를 밝혔으며, 국민민주당·참정당·팀 미라이 등 일부 야당 당선자들도 약 35%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핵 보유와 공유 모두 반대한다’는 응답은 50%에 그쳐, 2년 전(64%)에 비해 14%포인트나 급락했다.
‘비핵 3원칙’ 뿌리째 흔들리나
미일 동맹을 안보 기축으로 삼고 있는 일본은 미국과 확장억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비핵 3원칙’ 때문에 핵 공유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비핵 3원칙은 ‘핵무기를 보유하지도, 제조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것으로, 1967년 사토 에이사쿠 당시 총리가 표명했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직후 이 원칙에 대한 고수 의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특히 총리 관저 간부가 사견을 전제로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며 파장이 커졌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4일 중의원 본회의에서 핵 공유와 관련해 “평소 자국 영토에 미국 핵무기를 두고 유사시 자국 전투기 등에 탑재해 운용할 수 있는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라면 인정할 수 없다”며 다소 부정적 의사를 밝혔다.
마이니치는 “핵무기 반입 금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다카이치 총리의 지론이라고 알려졌다”며 연내 3대 안보 문서 개정 과정에서 비핵 3원칙 재검토가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