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레오14세가 9일 바티칸에서 외교사절단을 만나고 있다. 바티칸 미디어 제공. EPA 연합뉴스 |
교황 레오14세가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주요국들이 점점 더 무력 사용을 서슴치 않는 행태를 비판하며 이런 행태가 세계 평화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교황은 특정 국가명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베네수엘라 사태를 언급하고 우크라이나에서의 휴전을 촉구하는 등 사실상 미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9일 바티칸 주재 외교사절단을 만나 “최근 전개 상황에 비춰 베네수엘라 상황이 많이 걱정된다”며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지를 존중하고 인권을 보호하며 안정과 화합의 미래를 보장할 것을 다시 한번 호소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펼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했으며, 베네수엘라의 석유 자원을 활용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교황은 최근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그는 “대화·합의를 추구하는 외교가 ‘힘의 외교’로 대체되고 있다”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확립된 ‘타국의 국경을 무력으로 침범할 수 없다’는 원칙이 깨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쟁이 다시 유행하고 전쟁의 열기가 가득 차 있다”고 우려했다. 교황은 우크라이나에서 즉각 휴전할 것도 촉구하며 “국제사회가 가장 취약한 이들을 보호하고 희망을 회복시키는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교황의 발언은 그린란드 병합을 공개적으로 요구해 온 미국을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미국 정부가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확보하기 위해 무력 사용도 선택지로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하면서 유럽 내에서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에게 공격받는 초유의 사태가 실제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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