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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6 결산] ① "빨래 개는 로봇, 말 거는 냉장고"… AI, 마침내 '육체'를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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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단순 제조 넘어 '공간 구독'·'로봇 서비스'로 생존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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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미국)=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2024년이 생성형 AI가 '말(Language)'을 배운 해였다면, 2026년은 AI가 '손과 발(Body)'을 얻어 물리적 세계로 걸어 나온 해다."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CES 2026'의 현장 분위기는 이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기조연설에서 '엠바디드 AI(Embodied AI)'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지목했고, 전시장은 서버실을 뛰쳐나온 AI들이 로봇과 가전이라는 육체를 입고 노동을 대체하는 거대한 실험실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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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테크가 판 깔고, 중국이 밀고 들어온다

이번 CES에서 확인된 가장 섬뜩한 변화는 AI 하드웨어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다. 엔비디아가 로봇 전용 파운데이션 모델 '그루트(GR00T)'로 두뇌를 공급하자, 그 육체를 가장 빠르게 만들어낸 곳은 중국이었다.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Unitree)는 테슬라 옵티머스에 버금가는 동작 성능을 가진 휴머노이드를 2만 달러(약 2700만원) 대에 내놓으며 관람객들을 경악케 했다. 가전에서도 하이센스(Hisense)와 TCL은 115인치 초대형 AI TV와 스마트홈 허브를 삼성·LG의 60~70% 가격에 쏟아냈다. "한국이 100을 만들 때 중국은 90의 성능을 반값에 만든다"는 현장의 탄식은 빈말이 아니었다.

아마존 역시 '알렉사'를 탑재한 가정용 로봇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며, 가전 제조사가 아닌 빅테크가 직접 집안의 물리적 주도권을 쥐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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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LG, "기계가 아닌 '경험'을 팔아라"

하드웨어 스펙 경쟁이 무의미해진 시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서비스'와 '연결성'으로 전장을 옮겼다. 기계 자체보다는 기기가 주는 '경험'을 팔아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 류재철 H&A사업본부장(사장)은 '가사 해방'을 선언하며 양팔 로봇 '클로이드(CLOiD)'를 공개했다. 주목할 점은 로봇 판매 자체가 아니라, 로봇 핵심 구동 부품인 액추에이터 브랜드 '악시움(AXIUM)'을 런칭하며 B2B 부품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을 꾀했다는 점이다. 단순 가전 판매로는 중국의 물량 공세를 이길 수 없다는 판단하에,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로봇 부품과 구독 서비스로 수익 모델을 다변화한 것이다.

삼성전자 노태문 DX부문장(사장)은 전 세계 4억 개의 기기를 묶는 'AI 컴패니언' 비전을 제시했다. 삼성의 AI 로봇 '볼리(Ballie)'는 개별 기기의 성능보다, 집안의 모든 기기를 알아서 조절해주는 '관제탑' 역할에 집중했다. 이는 사용자를 삼성 생태계(SmartThings) 안에 가두는 강력한 락인(Lock-in) 전략이다. 하이센스가 아무리 싼 TV를 내놔도, 삼성 냉장고·세탁기와 연동되지 않으면 소용없게 만드는 '생태계 장벽'을 구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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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행동하는 AI'가 비즈니스가 되다

CES 2026을 관통한 화두인 '피지컬 AI'는 이제 신기한 데모 수준을 넘어섰다. ▲엔비디아·아마존의 두뇌(Brain) ▲중국 기업들의 압도적 하드웨어(Hardware) ▲한국 기업들의 플랫폼 및 서비스(Service)가 맞물리며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기에 진입했다.

현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는 "AI가 챗봇에 머물 때는 빅테크의 잔치였지만, AI가 몸을 얻은 지금은 제조 강국인 한국과 중국의 진검승부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올해는 AI가 비로소 실험실을 벗어나, 빨래를 개고 집을 지키며 '돈을 버는(Monetization)' 실전 비즈니스의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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