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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보다 무서운 '물전쟁' 벌어지나…"상상만으로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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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카타르 식수 99%·사우디 70% 해양 담수에 의존 "중동 투자 신뢰 바닥 갈것"

머니투데이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의 담수화 시설 전경 /로이터=뉴스1



중동의 수자원 원천으로 꼽히는 해수 담수화 시설이 이란 전쟁의 타깃이 될 경우 오일 쇼크 못지 않은 경제 충격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담수 없다면 도하, 두바이 없다"

22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걸프협력회의(GCC) 회원 6개국은 수자원 상당 부분을 해양 담수 생산으로 충당한다. 담수 생산은 바닷물에 염분을 제거해 산업용수, 식수로 쓰는 것을 말한다.

알자지라가 GCC 자료에 기반해 국가별 담수 의존율을 분석한 결과 △사우디아라비아 18% △오만 23% △아랍에미리트 41% △쿠웨이트 47% △바레인 59% △카타르 61% 등으로 나타났다. 식수만 보면 담수 의존율은 더 올라간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카타르는 식수의 99%, 바레인과 쿠웨이트는 90% 이상을 담수로 충당한다. 오만의 담수 의존율은 86%, 사우디아라비아는 70%, UAE는 42%에 이른다.

사막 지형에다 강이 없는 중동은 1970년대 석유 파동 이후 담수 설비 구축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1990년부터 2022년까지 GCC 회원국의 연간 담수 생산량은 14억 ㎥(세제곱미터)에서 2023년 72억㎥로 증가했다. 전세계 담수 생산량의 40%다. CSIS는 "담수가 없었다면 도하, 두바이 같은 대도시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 지역 담수 시설에 손상이나 운영상 차질이 발생할 경우 페르시아 만 전역 산업은 물론 수천, 수백만 지역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수자원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란 담수 시설 공격 위협…걸프국 대비됐나

지난 7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케슘 섬에 위치한 담수 시설이 미국 공격을 받았다면서 "미국이 선례를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이후 수자원 공급에 지장을 줄 만한 시설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담수 시설 공격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선택할 수 있는 비대칭 전략으로 여겨졌다. 22일 이란 군 사령부 하탐 알안비야가 중동 내 담수화 시설까지 공격 목표로 삼겠다고 경고하면서 우려가 커졌다.

이미 GCC 국가들은 담수 시설 주변에 요격용 미사일 포대를 배치하는 등 방어 준비에 나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사일, 드론을 쓰지 않아도 담수 시설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담수 시설 대부분이 페르시아 만 일대에 분포하기 때문에 석유로 바닷물을 오염시키기만 해도 담수 생산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것.

1991년 제1차 걸프전 당시 이라크 군이 쿠웨이트 담수 시설을 파괴하고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의 담수 시설 인근에 석유 수백만 배럴을 투기한 전례가 있다. 이 때문에 쿠웨이트는 가정용수 공급을 주 4일로 제한해야 했다. 지금 이란이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면 더 치명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바닷물을 끓여서 담수를 생산하는 과거 방식과 달리 현재는 여과과 삼투압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CSIS는 사이버 공격을 통해 담수 시설을 무력화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중동서 물 받으려 줄 서는 장면, 상상만으로 충격"

담수 비축 능력이 모자라다는 것도 문제다. CSIS는 "UAE가 2017년 발표한 '수자원 안보 전략 2036'에 따르더라도 수자원 비축분은 이틀치밖에 되지 않는다"며 "바레인, 쿠웨이트, 카타르는 수자원 공급난에 대비할 수 있을 정도의 저수량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CSIS는 "이란이 GCC 국가들의 담수 시설을 공격할 경우 파급 효과는 어떤 시설이 어느 정도로 공격받았는지, 수자원 공급난이 얼마나 심각한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심리적 충격이 가장 심각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GCC 국가들은 안정과 번영이라는 약속 아래 지정학적 혼란 속에서도 수십년 간 사업을 구축해왔다"며 "중동에서 물을 얻기 위해 줄을 서는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중동 안정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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