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공언한 가운데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7일(현지시간) 유조선 ‘뤄자산(Luojiashan)’호가 오만 무스카트 해역에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선박 데이터 업체 마린트래픽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한 주 동안 최소 10척이 트랜스폰더(선박 자동식별장치) 목적지 신호를 ‘중국인 선주(Chinese Owner)’, ‘전원 중국인 선원(All Chinese Crew)’ 등으로 바꾼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걸프만과 인근 해역에는 선박 약 1000척이 발이 묶인 상태다. 로이즈시장협회에 따르면 이 선박들의 누적 가치는 약 250억 달러(약 37조원)에 달한다.
이란의 공격 범위는 호르무즈 해협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4일에는 수백 킬로미터 북쪽인 쿠웨이트 해역에서도 빈 연료 탱커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
공격을 피하려는 선박들은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일부는 GPS 신호를 조작해 유도무기를 교란하고 있다. 해운 조사기관 탱커트래커스닷컴은 이 선박들이 데이터 플랫폼에서 서로 겹쳐 보인다고 설명했다.
트랜스폰더 신호를 바꾼 선박은 컨테이너선부터 유조선까지 다양하다. 대부분은 여전히 걸프만 안에 머물고 있지만, 일부는 탈출에 성공했다.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호는 지난 4일 신호를 ‘China Owner’로 바꿔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갔으며, 오만 해역에 도달한 뒤 원래 신호로 되돌렸다. 이란과의 분쟁 첫날인 지난달 28일에는 연료 탱커 보가치(Bogazici)호가 ‘무슬림 터키 선박(Muslim Vsl Turkish)’으로 신호를 변경한 채 해협을 통과한 뒤 원래 정보로 복귀했다.
트랜스폰더 신호는 선장 책임 하에 관리되며 인근 선박과의 충돌 방지 등에 쓰인다. 그러나 목적지 항목은 손쉽게 변경할 수 있다.
해운 데이터 플랫폼 케이플러(Kpler)의 매튜 라이트 애널리스트는 “사실상 뭐든 바꿀 수 있고,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입력할 수 있다”며 “선원들이 특정 항구나 국적과의 연관성을 숨기려는 위장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관행이 지난 2023년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상선 공격 때 처음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란군이나 그 대리 세력이 중국 관련 선박을 실제로 다르게 취급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선원들은 피격 위험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무엇이든 시도하는 상황이라고 라이트 애널리스트는 덧붙였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전인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이란 부셰르(Bushehr)의 해군 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 (사진=로이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