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연합>연합> |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30대들이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생애최초 주택매수자 가운데 30대가 과반을 차지한 가운데 경매 시장에서도 30대 낙찰자 비중이 가장 높았다. 집값 상승으로 ‘내 집 마련’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30대들이 규제가 덜 한 곳을 찾아 발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8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공개된 올해 1~2월 서울 내 등기 기준 생애최초 부동산(건물·토지·집합건물) 매수자의 연령대별 현황을 분석한 결과 30대 매수 건수는 6928명으로 전체(1만3068명)의 53%를 차지했다. 월별로 보면 1월 3692명, 2월 3236명으로 각각 전체의 52.5%, 53.5%에 달했다. 40대 비중은 22%였고 뒤를 이어 20대(10%), 50대(9%), 60대 이상(5%)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생애최초 등기 건수 6만1161건 중 30대 비중이 3만482건으로 49.8%에 달했다. 대법원이 관련 통계를 공개한 2010년 이후 역대 가장 높다.
6·27 대책, 10·15 대책 등 고강도 규제가 이어졌지만,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정책자금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매수가 이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동작구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 집값이 최근 몇달간 빠르게 뛰면서 30대 신혼부부 등이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 집을 사려는 수요가 많았다”며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보니 매수로 눈길을 돌려 15억원 이하 매물을 찾는 문의가 꽤 있다”고 전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 전문위원은 “코로나19 이후 부동산을 통한 자산가치 상승이 부각되면서 결혼 유무와 상관없이 부동산을 자산증식 수단으로 삼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정부에서 집값 상승을 잡기 위해 보유세 인상 등 세제 카드를 시사하고 있지만, 30대들이 매수하는 곳들은 중저가 위주다보니 세금 인상에 따른 타격도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서울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집합건물 중심지역. <연합>연합> |
아파트 매매 뿐 아니라 경매 시장에서도 30대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 들어 서울 지역 주택 경매 매수인 비중(강제·임의경매, 1~2월 합산)을 봐도 30대가 전체 914명 중 529명으로 28%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50대(25%), 40대(20%), 60대 이상(18%), 20대(9%) 등 순이었다. 지난해에도 서울 지역 경매 매수인의 27%가 30대로 나타났다. 40대는 27%, 50대는 24% 비중을 차지했다.
기존 경매 시장이 40~50대 등 중장년층의 전유물이었다면, 최근 들어 무게추가 20~30대 젊은층으로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2021년까지만해도 주택 경매 매수인의 과반이 40~50대였으나 2024년 이후 30대 비중이 두드러지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경매는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받지 않아 실거주 의무가 없고 갭투자가 가능하다. 자금 출처 증빙 부담도 비교적 적고, 임대수익도 노릴 수 있다. 이런 점때문에 가압류·저당권 등 복잡한 권리 관계, 명도 이전 문제, 감정가와 거래가 역전 등 각종 리스크에도 청약 가점이 낮은 30대들의 경매 진입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주현 지지옥션 연구위원은 “정책자금대출을 활용할 수 있는 30대들이 조금이라도 싸게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경매로 유입되는 것”이라며 “최근 젊은층들이 경매나 임장 스터디에 몰리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