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그동안 서방의 제재를 피해온 이란의 가장 중요한 '경제적 생명줄'을 끊는 조치로, 현실화할 경우 이란 정권은 유례없는 경제적 고립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UAE 당국이 이란 정권의 핵심 세력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계좌를 포함해 수십억 달러의 자산을 동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버즈 알아랍 호텔 [사진=로이터 뉴스핌] |
UAE는 최근 자국 본토에 1,000발 이상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이란 측에 이 같은 자산 동결 조치를 단행할 수 있다는 경고를 비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UAE 정부가 실제 행동에 나설지, 아니면 언제 결단을 내릴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UAE 당국은 현재 여러 조치를 검토 중이다. 자국 내 상주하며 무역업으로 위장해온 이란계 유령회사들의 자산을 동결하거나, 공식 금융망을 통하지 않고 자금을 이동시켜온 현지 환전소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등이 포함된다.
심지어 UAE 정책 입안자들은 이란의 '유령 선단'을 무력화하기 위해 UAE 항구와 항로를 이용하는 이란 선박을 직접 압류하는 해상 조치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UAE는 미국과의 전략적 동맹 관계 속에서도 지리적으로 인접한 이란과 경제적 협력을 유지하며 '중동의 금융 허브'로서 중립적 위치를 지켜왔다. 서방의 대이란 제재 속에서도 이란이 석유 판매 대금을 회수하고 물자를 조달하는 핵심 창구 역할을 해온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이란이 1,000발 이상의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하며 UAE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이 변곡점이 됐다. 특히 두바이 국제공항을 비롯해 버즈 알 아랍 호텔, 팜 주메이라 등 주요 인프라 및 관광 시설이 타격받자, UAE 정부 내부에서 "더 이상 이란의 금융 피난처가 될 수 없다"는 강경론이 득세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UAE의 이번 움직임이 이란에 가해질 어떤 군사적 타격보다도 치명적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란 전문 싱크탱크 '부르스 앤 바자르'의 에스판디아르 바트망겔리드 대표는 "UAE는 이란의 세계 경제 참여를 위한 가장 중요한 통로로, 이곳이 막히면 외화 수급 등 이란 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라고 내다봤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 은행 망을 통과한 이란의 은밀한 금융 활동 자금 약 90억 달러 중 60% 이상이 UAE 기반 업체들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자산 동결이 이란의 추가적인 물리적 보복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과, UAE가 쌓아온 '자본의 안전처'라는 명성에 금이 가 러시아 등 다른 국가의 자금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UAE 정부가 고심하는 대목이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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