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극명한 온도 차 속 트럼프 '마이웨이'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유가 폭등' 비상
백악관 "작전 기간 4~6주"… 5월 미중 정상회담 전 종전 예고
일방적 종전? 게릴라전·해협 봉쇄 리스크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이란이 미국의 종전 제안에 반발하며 협상 자체를 부인하는 상황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명시적인 합의 없이도 일방적인 '셀프 종전'을 선언할 가능성이 워싱턴 정가와 외교가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과의 교전을 끝내기 위한 구체적인 조건을 물밑에서 조율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이스라엘 매체 채널12는 25일(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등이 종전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역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난 이틀간 중동 적대 행위의 완전하고 총체적인 결의안에 대해 이란과 매우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히며 종전 합의가 임박한 듯한 입장을 냈다.
그러나 이란 측의 반응은 미국의 낙관론과 전혀 다르다. 이란 지도부는 무력 타격에 대한 확실한 보상이나 제재 해제 없이는 대화에 응할 수 없다는 강경 노선을 고수 중이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인도 매체 인디아투데이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란 간 어떠한 대화나 협상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협상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알리 무사비 국제해사기구(IMO) 주재 이란 대표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전면 중단돼야 한다"며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의 적들과 연계되지 않은 선박에만 개방될 것"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으나 트럼프의 '타협 없는 일방적 종전' 선언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은 11월 중간선거가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촉발된 글로벌 유가 폭등이 트럼프에겐 치명적인 악재가 되고 있다. 이란이 종전안에 끝내 서명하지 않고 어깃장을 놓더라도 트럼프가 특정 시점에 미국의 군사적 목표 달성을 과시하며 일방적으로 군사 작전 종료를 못 박을 것이란 관측도 이 때문이다.
미중 정상회담의 타임라인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백악관은 당초 이란 전쟁 여파로 연기됐던 트럼프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이 5월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린다고 발표했다. 현지에선 이 일정이 미국 행정부가 내부적으로 상정하고 있는 이란 전쟁의 실질적인 종료 시점으로 보고 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의 방중 전까지 이란 전쟁이 종결될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이번 군사 작전 기간을 항상 4~6주로 예상해 왔다. 계산해 보면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개전 시점을 기준으로 6주가 지나는 시점은 4월 중순이다. 늦어도 5월 중순 베이징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는 중동 사태를 매듭짓고 G2(미국·중국) 외교전으로 복귀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다만 미국의 셀프 종전 선언이 중동의 즉각적인 평화나 이란의 무력 도발 중단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미국이 대규모 공습을 멈추더라도 이란은 역내 영향력 유지를 위해 친이란 무장 조직을 동원한 게릴라전이나 해협 내 유조선 나포 등 저강도 도발을 지속할 수 있다. 이 경우 전면적인 확전은 면하더라도 글로벌 원유 수송로의 불안정성이 일상화될 우려도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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