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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포기" vs "배상"…간극 큰 조건에 협상타결은 '바늘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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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5개항 요구', 결렬된 기존안과 유사…'5대 조건' 이란, 요구수준 높여
"까다로운 쟁점 논의 미루고 '일단 휴전' 합의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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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오는 28일로 한달을 맞는 이란 전쟁의 출구를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지만 미국과 이란 양측이 내세운 조건의 간극이 커 실제 합의는 바늘구멍을 뚫는 수준의 난관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백악관은 미국이 이란에 제시했다고 알려진 15개 항목이 정확히 무엇인지 확인하지 않았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금까지 나온 15개 항목에는 일부 맞는 내용도 있지만 잘못된 내용도 많이 포함돼 있다고만 25일(현지시간) 말했다.

미국 CNN방송과 뉴욕포스트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의 종전안은 미국 측 요구와 이를 수용할 시 이란이 받게 되는 대가 등으로 나뉘어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미국은 이란이 기존에 보유한 핵 능력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더해 핵무기는 절대 추구할 수 없으며, 이란 영토 내 우라늄 농축도 불가하다는 입장도 고수한다.

또 현재 이란이 비축한 농축 우라늄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넘겨야 하고, 이란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완전한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 나탄즈·이스파한·포르도에 있는 핵 시설도 모두 해체해야 한다.

미국 측 종전안에는 이란이 '지역 대리인(세력) 패러다임'을 포기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으며 대리 세력에 자금, 무기를 제공하고 지시를 내리는 행동도 중단해야 한다.

이번 전쟁의 '핫스팟'인 호르무즈 해협은 개방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도 있다.

이란은 미사일 프로그램 사거리와 수량을 모두 제한해야 하며 자위적 목적으로만 미사일을 발사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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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저장고 공습으로 검은 연기 피어오르는 이란 수도 테헤란의 모습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란이 이에 응한다면 국제사회의 대(對)이란 제재는 종료된다.

이란이 서방과 2015년 체결한 핵 합의(JCPOA) 위반 시 제재가 복원되는 이른바 '스냅백' 메커니즘도 사라진다.

미국은 종전 후 이란 민간 핵 프로그램 지원도 약속할 예정이다.

미국 측 종전안에 대한 이란의 반응은 냉담하다.

이란 고위 정치·안보 당국자는 이날 국영 프레스TV를 통해 미국의 제안이 과도하다고 말하며 이란이 종전에 동의할 수 있는 5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이란의 조건에는 미국이 우선순위에 올려놓은 이란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내용은 담겨 있지 않다.

대신 이란은 ▲ 적에 의한 침략·암살 완전 중단 ▲ 이란에 대한 전쟁 재발을 방지하는 견고한 메커니즘 수립 ▲ 전쟁 피해에 대한 명확한 배상 ▲ 중동 전역에 걸친 모든 전선과 저항 조직에 대한 전쟁 완전 종결 ▲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합법적인 주권 행사와 이에 대한 보장 등을 언급했을 뿐이다.

양측 조건을 비교해볼 때 현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종식할 외교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측 종전안 대다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이란과의 핵 협상 과정에서 이미 제시한 내용들이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2기에 들어서 지난해 두차례 이란과 핵 협상을 진행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란의 종전안은 과거 요구보다 훨씬 높아진 수준이다. 전쟁 피해 배상금 지급과 전쟁 재발을 위한 인근 기지 폐쇄 등의 요구는 미국으로서는 수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소식통은 CNN방송에 "이란이 줄 수 있는 최대치는 미국의 최소 요구치에 미치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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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기 흔드는 친정부 시위대의 모습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현실적 어려움에도 협상 타결의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주장도 있다.

WSJ은 양측이 지난 2월 협상에서 제시했던 내용들이 협상 타결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수년간 중단하고 주변 지역 비공격 협정을 체결하며, 이를 대가로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따른 단계적인 제재 완화를 받아내는 방식 등이다.

전문가들은 양측 모두 전쟁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고 판단하면 까다로운 쟁점에 대한 논의는 미루고 전쟁 중단이라는 최소한의 합의를 할 수도 있다고 본다

대니얼 샤피로 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전쟁은 엉망으로 끝나는 경향이 있다"며 "고통이 전쟁을 그냥 끝내고 싶을 정도로 충분하다면, 물렁물렁한 부분적 합의를 하고 끝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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