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동환(49)이 모두 6명의 현직 기장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동환을 살인 등 혐의로 26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김동환은 과거 함께 근무했던 항공사 소속 기장 6명을 범행 대상으로 정하고 수개월 전부터 준비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퇴사 이후 항공사 동료의 계정을 이용해 운항 스케줄 사이트에 접속, 대상자들의 운항 일정을 수시로 확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동환은 수개월 동안 대상자들을 몰래 따라다니며 이동 경로와 생활 동선을 파악했고, 택배기사로 위장해 주거지를 확인하는 등 범행 장소를 물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첫 범행은 지난 16일 경기 고양시에서 발생했다. 김동환은 기장 A씨를 덮쳐 도구로 목을 졸라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이후 부산으로 이동한 그는 다음 날인 17일 오전 5시 30분께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또 다른 기장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도주했다.
김동환은 추가 범행을 위해 경남 창원에 있는 또 다른 기장 C씨를 찾아갔으나 범행을 실행하지 못했고, 이후 울산으로 이동했다가 B씨 살해 약 14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당초 김동환의 범행 대상이 4명인 것으로 파악했지만, 추가 증거를 통해 2명을 더 노렸던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추가된 2명에 대해서는 기존 대상자들처럼 치밀한 계획까지는 세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범행 대상이 된 6명은 김동환의 근무 평가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위치에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환은 이동과 도주 과정에서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현금만 사용했고, 범행 도구와 여벌 옷 등을 담은 캐리어를 들고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압수한 캐리어에서는 흉기와 갈아입을 옷 등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동환이 범행 대상 6명의 운항 스케줄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다”며 “검거되지 않았다면 추가 범행을 이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항공사 계정이 유출된 경위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아주경제=박희원 기자 heewonb@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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