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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기대에도 흔들린 뉴욕증시…유가·금리 동반 상승 ‘이중 압박’[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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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에너지 관련 선물” 발언에도 협상 실체 불확실성 지속
미 국채금리 상승·입찰 부진 겹치며 증시 하방 압력 확대
호르무즈 통행 정상화 없인 시장안도 제한적…에너지 리스크 지속
전쟁 장기화에 금리 인하 기대 약화…인상 가능성까지 반영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이란 전쟁을 둘러싼 협상 기대에도 불구하고 유가와 금리 상승이 동시에 시장을 압박하면서 뉴욕증시가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변동성을 이어갔다. 전쟁 장기화 우려 속에 투자자들은 ‘낙관과 불안’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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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개장 직후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AFP)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37% 내린 6556.37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0.84% 떨어진 2만1761.59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도 0.18% 하락한 4만6124.06을 기록했다. S&P500은 장중 한때 1% 가까이 밀렸지만 협상 기대가 부각되며 낙폭을 줄였다.

트럼프 “이란, 협상서 ‘에너지 관련 선물’ 제안”…협상 실체는 불확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협상 과정에서 ‘선물’을 제안했다며 이는 호르무즈 해협의 에너지 흐름과 관련된 것이라고 밝혀 협상 진전 기대를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매우 큰 가치가 있는 선물을 제안했다”며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흐름과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며, 이란이 합리적으로 대화하고 있다”며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협상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협상에는 스티브 위트코프, 재러드 쿠슈너 특사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JD 밴스 부통령 등이 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협상 실체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미국이 누구와 협상하고 있는지,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는지조차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이란 측은 협상 자체를 부인하며 미국이 “가짜 뉴스로 시장을 조작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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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협상이 실제 타결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이란은 배상과 재공격 금지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미 국방부가 제82공수사단 병력 약 3000명을 중동에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다시 부각됐다. 백악관은 “대통령은 모든 군사 옵션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과 군사 대응이 동시에 진행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중 전략’이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이란 역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일부 상선에 통행료를 부과하기 시작하며 에너지 수송로 통제력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비적대적 선박에 대해서는 조건부 통과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긴장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중동 주요국들도 잇따라 개입하고 있다. 파키스탄과 오만, 터키 등은 중재에 나섰고, 인도는 에너지 수송로 안정을 이유로 평화를 촉구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 인프라가 공격받을 경우 이란을 직접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강경 입장을 강화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공급 리스크도 현실화되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남파르스 가스전 공격 이후 터키로의 천연가스 수출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 원유와 LNG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은 사실상 위축된 상태다. 이란은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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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 유가 추이 (그래픽=CNBC)


“해협 통행 정상화 소식 없으면 시장 안도 제한적”

시장에서는 결국 핵심 변수로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 여부를 지목한다. 매트 말레이 밀러타박 전략가는 “협상 진전 소식만으로는 부족하며, 해협 통행이 실제로 정상화되지 않으면 시장 안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시장을 짓눌린 또 다른 요인은 금리 상승이다. 미 국채 2년물 입찰 부진과 전쟁 불확실성으로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7.3bp(1bp=0.01%포인트) 오른 3.904%를, 글로벌국채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3.2bp 뛴 4.368%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유가 상승과 금리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중 충격’이 형성된 것이다.

찰스 슈왑의 케빈 고든 전략가는 “유가와 금리가 동시에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적 환경’은 주식시장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고 진단했다.

민간신용(프라이빗 크레딧) 시장 불안도 다시 부각됐다. 아레스 매니지먼트와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투자자 환매 요청을 제한한 것은 약 1조8000억달러 규모 시장의 스트레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 경제 역시 악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3월 미국 기업 활동 증가율은 약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둔화했고, 에너지 가격 상승 영향으로 기업 투입 비용은 다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통화정책 기대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중동 전쟁 이전에는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가 예상됐지만, 현재는 인하 기대가 사실상 사라졌고 오히려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일부 반영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오는 4월 FOMC에서 정책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93.8%이며, 25bp(1bp=0.01%포인트) 인상될 확률은 6.2%를 기록하고 있다. 9월 금리가 인상될 확률은 35%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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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전쟁 장기화가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경기 둔화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다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미국 경제의 구조적 성장 동력이 유효하다는 낙관론도 유지되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거시 리스크 확대에도 불구하고 S&P500 연말 목표치를 7650으로 상향 조정하며 “미국은 여전히 다른 주요국 대비 높은 성장성과 기술 중심의 장기 성장 동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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