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이란이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에 일본이 더 기여해줄 것을 재차 요구했다. 특히, 일본 헌법상 자위대 파병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미국이 원하면 일본이 나서줄 거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 등은 22일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비롯한 중동 정세가 전반적으로 안정되면 일본이 기뢰 제거용 함정을 해협에 파견하는 것을 미국에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자위대 파병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일본) 헌법상의 제약은 있지만, 우리(미국)가 필요로 한다면 일본은 지원해 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는 매우 중요하지만, 일본의 법적 테두리 내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있으며 이에 대해 상세히 명확하게 설명했다”고 했다. 일본 헌법 9조에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무력의 사용을 포기한다고 명시된 만큼 자위대를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미국에 설명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바로 다음 날 자위대 파병에 있어 일본 헌법상 제약을 알고 있다면서도 ‘미국이 원하면 일본은 해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인 일본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또 한 번 비교하며 일본을 추켜세우고 나토를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폭스뉴스에 “일본은 나토보다 더 뛰어난 동맹국”이라고 했다. 또 같은 날 트루스소셜엔 “미국이 없다면 나토는 종이호랑이”라고 폄하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거부한 유럽 동맹국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반면에 일본은 추켜세워 파병 논의에 적극 나서줄 것을 압박한 것이다. 다만, 일본은 이란과도 직접 협의도 검토하고 있는 모양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21일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일본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관련해 “협의를 통해 허용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호르무즈 해협 안전과 관련해 한국, 일본, 중국 등의 관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한국이 미국을 지원하길 바라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한국을 사랑한다. 우리는 한국과 훌륭한 관계다. 한국을 우리는 많이 도와주고 있다”고 답했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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