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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틈새전략으로 트럼프식 '몬로주의' 가교 역할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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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공동성명 내며 트럼프 파병 압박 우회
美고립 가능성 시사…압박·견제 수단으로도 활용
"유럽과의 협력 전략으로 미·유럽 간 조정자 부상"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란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일본이 유럽과 협력하는 모습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직접 파병 압박을 우회하면서도 미·유럽 간 균열을 봉합하는 조정자로 부상해 외교적 실리까지 챙겼다는 평가다.

이데일리

다카이치 사나에(왼쪽)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2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함선 파견 요구를 피해 가면서도 긴밀한 동맹 관계를 국제사회에 과시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회담 불과 2시간 전 일본·영국·독일·프랑스 등 6개국이 발표한 공동성명이 유효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6개국은 성명에서 “이란군에 의한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를 가장 강한 어조로 비난하며, 안전한 항행 확보를 위한 적절한 조치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적절한 조치’의 구체적 내용을 의도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자위대 파견의 법적 제약을 피하면서도 미국 입장에 보조를 맞추는 형식을 취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에서 이 성명을 직접 거론하며 자위대 파견의 법적 제약을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는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본 방위성 간부는 “공동성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완화하는 데 기여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공동성명이 단순한 ‘미국 달래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일부 언론들은 일본과 유럽 각국이 정치·외교적 연대를 통해 미국의 직접 파병 요구를 우회하면서도, 동시에 미국이 국제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지지 표명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미국을 역으로 압박하는 모양새까지 연출했다고 짚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우방국들의 지지 표명이 국제적 고립을 피하는 데 필요했던 만큼, 공동성명은 일본·유럽이 미국에 내민 외교적 명분이자 견제 수단이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요7개국(G7) 가운데 미국만 속 빼놓은 모양새여서 참여국 모두 단독으로 미국을 압박하는 부담은 덜면서도 명분을 챙길 수 있었다는 진단이다.

공동성명 조율을 주도한 것은 영국이었다. 일본·유럽 간 물밑 조율을 파악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지난 15일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과의 전화 협의에서 “공동성명이 정상회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성명은 발표 후 한국·캐나다 등도 잇달아 동참해 20개국 안팎으로 규모가 확대했다.

아울러 18~19일 열린 국제해사기구(IMO) 임시이사회에서 일본은 바레인·멕시코·파나마·싱가포르·아랍에미리트(UAE) 등과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선원·상선의 안전한 대피를 지원하기 위한 ‘해상 안전 프레임워크’ 설치를 공동제안하는 등 이번 전쟁을 계기로 외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앞서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17일 이란 외무장관과 전화 협의를 갖고 모든 선박의 안전 확보와 일본 관련 선박의 안전 통과를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일본 언론들은 “헌법상 군사적 수단이 제한된 일본이 미·유럽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자임함으로써 트럼프식 몬로주의가 만들어낸 외교 공백을 메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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