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
백악관은 20일(현지시간) AI에 대한 국가 단위 입법 프레임워크를 공개했다. 이는 각 주의 AI 규제 권한을 제한하고, 상대적으로 규제를 최소화하는 ‘라이트 터치(light-touch)’ 접근을 전국적으로 적용하려는 구상이다.
이번 프레임워크는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을 기반으로 마련됐다. 당시 행정명령은 주정부가 자체적으로 AI 규제를 시행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백악관은 이를 법제화해 연방 차원의 단일 규제 기준을 확립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책은 총 6개 축으로 구성되며, 아동 온라인 보호부터 데이터센터 인허가 및 에너지 사용 기준, AI 기반 사기 대응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한다. 특히 부모가 자녀의 디지털 활동을 관리할 수 있는 도구 제공, 데이터센터의 자체 발전 허용을 위한 인허가 간소화, AI 악용 범죄 대응 강화 등이 포함됐다.
또한 의회에 대해 지식재산권 보호와 AI 모델 학습 간 균형을 맞추는 법적 틀을 마련하고 “AI 시스템이 합법적인 정치적 표현이나 반대 의견을 억압하거나 검열하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규칙”을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정부가 기술 기업에 특정 정치적·이념적 기준에 따라 콘텐츠를 차단하거나 수정하도록 강요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행정부는 AI 규제를 단일 중앙기관이 아닌 산업별 규제기관을 통해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동시에 AI 모델 개발 방식에 대해 각 주가 별도로 규제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백악관은 이 프레임워크를 향후 수개월 내 의회 입법으로 전환해 올해 안에 법제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이번 정책은 미국의 혁신 역량을 극대화해 글로벌 AI 경쟁에서 승리하도록 할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과 비용 절감, 삶의 질 개선 효과를 강조했다.
이번 정책은 AI가 고용, 금융시장, 정보 유통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의 기술 패권 전략과 직결된 조치로 평가된다. 다만 기업들의 빠른 도입 경쟁 속에서 안전성 문제 역시 동시에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연방 차원의 포괄적 입법이 부재한 가운데 뉴욕,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는 딥페이크 규제나 채용 차별 방지 등 자체적인 AI 규제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백악관과 주요 AI 업계는 이러한 ‘패치워크 규제’가 혁신을 저해하고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벤처캐피털 안드리슨호로위츠의 콜린 맥퀸 정부담당 책임자는 이번 프레임워크를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하며 명확한 연방 규제가 혁신과 이용자 보호를 동시에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비판도 적지 않다. ‘안전한 AI 연합’의 브렌든 스타인하우저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정책이 “AI로 인한 피해에 대한 책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경로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앤스로픽이 지원하는 정책단체 관계자인 브래드 카슨 역시 “내용이 부실하고 실질적인 규제 효과가 부족하다”며 과거 소셜미디어 규제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적 현실도 변수다. 공화당이 근소한 다수 의석을 확보한 의회는 내부 분열이 심한 상황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 신분증 법안(SAVE America Act)을 최우선 과제로 밀고 있는 점도 입법 일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전문가들은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AI 관련 법안이 통과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