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왼쪽) 일본 총리가 19일(현지시간) 백악관 국빈 만찬장(State Dining Room)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을 맞대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통신 |
19일(현지시간) 미국과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취재진 앞에 나란히 앉은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성 대신 이름인 ‘도널드’로 친근하게 부르며 그를 치켜세웠다. 일본은 매우 친근한 관계에서만 성 대신 이름을 부른다. 이에 따라 이 같은 호칭 사용도 양 정상이 강력한 사적 친분을 맺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외교적 전략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가 정치 스승으로 여기는 것으로 알려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을 ‘도널드’라고 불렀고, 트럼프 대통령도 아베 총리를 ‘신조’라고 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 전쟁 관련 참전 요구로 양국 간 긴장감이 팽팽할 수 있다는 기존 전망과 달리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시종 얼굴에 미소를 띠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정상회담을 위해 백악관에 도착했을 때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악수를 하려 손을 내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악수 대신 적극적이며 대담한 포옹으로 답하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직후부터 미소 등 밝은 표정과 상대를 향한 정상 간 친밀함을 강조하는 스킨십 외교를 펼쳐온 바 있다.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전 총리를 언급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겠다는 계획 등을 밝히며 그를 흡족하게 했다. 당시 회담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동선을 안내하며 등에 손을 얹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현지 시간) 백악관 국빈 만찬장(State Dining Room)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AP통신 |
다만, 이란 전쟁 관련 일본의 참여를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는 적극적 대응을 하지 않으며 해당 이슈에만큼은 긴장감이 살아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이란 전쟁에서의 일본의 역할과 관련해 “일본이 적극 나서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그런 관계이고 일본에 4만5000명의 (주일미군) 병력이 있다”고 언급했으나 다카이치 총리는 이란의 핵보유를 용납할 수 없다고 원론적 반응만 내놨다. 다카이치 총리는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 뒤 기자들을 만나 “일본 법률의 범위 안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조치와 취할 수 없는 조치가 있으므로 이에 대해 상세하고 철저하게 설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무력 사용을 포기한 일본의 ‘평화헌법’ 체제하에서 일본 정부의 참여가 쉽지 않음을 설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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