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지 거래 절벽 속 하락세 전환...대출 용이한 중저가 지역 '풍선효과'
서울 아파트 시장이 15억원 대출 규제를 경계로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금융 규제에 묶인 강남권은 거래 위축 속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중저가 지역은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2월 토지거래허가 신청 가격을 분석한 결과 강남 3구와 용산구, 한강벨트는 하락세로 전환된 반면 그 외 지역은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서울 전체는 전월 대비 0.57% 상승했지만 지역별 격차는 컸다. 강남 3구와 용산구는 1.27% 하락했고, 한강벨트 7개 구도 0.09% 내렸다. 반면 이들 지역을 제외한 강남권 4개 구는 1.55%, 강북 10개 구는 1.05% 상승했다.
토지거래허가 신청 가격은 향후 실거래가를 선행하는 지표로, 매수자가 높은 가격을 제시하지 않거나 급매 위주 거래가 형성됐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금융 규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은 15억원 이하 주택에 한해 최대 6억원까지 가능하다. 서울시는 “자금 접근성이 높은 중저가 아파트로 실수요가 이동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강남권은 매물 증가와 거래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며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등 규제 강화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매물이 늘었고 급매 위주 거래가 이어졌다. 실제 신청 건수 비중도 강남 3구와 용산구는 1월 12.3%에서 2월 11.2%로 감소했다. 반면 강북 10개 구는 45.2%에서 47.5%로 확대됐다.
거래량도 엇갈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북구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11월 70건에서 올해 2월 149건으로 늘었고, 노원구 역시 232건에서 655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강남구는 같은 기간 268건에서 127건으로 줄었고, 서초구는 227건에서 112건, 송파구도 지난해 10월 603건 이후 올해 2월 243건까지 감소했다.
가격 흐름도 반대 방향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강남구(0.01%), 송파구(0.06%), 서초구(0.30%) 등 고가 지역이 보합 수준에 머문 반면, 관악구(1.36%), 영등포구(1.31%), 성북구(1.29%) 등은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강력한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규제가 완화되면 수요가 다시 강남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이은별 기자 star@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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