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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자식은 노화 부르는 관계…배우자는 예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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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변에 ‘스트레스 유발자’가 있다면 노화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부모나 자식처럼 관계망의 중심에 있는 인물일수록 생물학적 노화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는 반면, 배우자는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주목받았다.

연구진이 ‘골칫거리 인물(hasslers)’로 규정한, 인생을 불편하게 만드는 인간관계는 단순히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생물학적 노화를 가속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원인으로는 만성 스트레스가 꼽힌다. 이러한 관계는 삶에 지지를 더하기보다 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 만성 스트레스는 생물학적 노화의 핵심 요인이다. 염증을 유발하고 면역 기능을 약화시키며,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위 있는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이뤄진 ‘개인 간 건강 인터뷰 연구(Person-to-Person Health Interview Study)’ 데이터를 분석했다. 2000명 이상의 남녀가 참가했으며 연령은 18세에서 103세까지 다양했다. 스트레스 유발 인물의 존재 여부는 설문지 분석으로, 생물학적 나이는 후성유전학적 노화 지표를 통해 추정했다.

뉴욕대학교·유타대학교·사우스플로리다대학교·미시간대학교·인디애나대학교 공동 연구진의 분석 결과, 삶에 ‘골칫거리 인물’이 한 명씩 늘어날수록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커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골칫거리 한 명당 노화 속도는 약 1.5% 증가했다. 이는 생물학적 노화가 약 9개월 빨라진 것에 해당한다. 즉, 이런 사람이 3명 있다면 한 명도 없는 같은 나이의 사람보다 약 2.5년 더 늙은 상태일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문제의 인물이 가족구성원처럼 관계망의 중심에 있는 경우 영향은 더 크게 나타났다. 가족은 삶 속에 깊이 얽혀 있으므로 관계를 끊거나 다시 조정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가족 중에서는 특히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 ‘골칫거리’가 있다고 응답할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조부모와 손주 관계에서는 이런 사례가 가장 적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골칫거리 인물’은 어쩔 수 없이 관계를 맺어야만 하는 특정 유형의 사람을 가리킨다. 예를 들면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이다.

이 연구의 제1 저자 겸 공동 교신저자인 뉴욕대학교 사회학자 이병규 조교수는 “반복적으로 갈등을 일으키는 부모나 형제자매, 시간과 감정 에너지를 끊임없이 소모시키는 친구 등 가까운 관계 속 인물이 될 수 있다”라고 과학 전문 매체 BBC 사이언스 포커스에 설명했다.

이번 연구 참여자 가운데 약 30%가 가까운 사람 중에 적어도 한 명 이상의 ‘골칫거리 인물’이 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배우자가 ‘골칫거리 인물’인 경우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일상을 함께하고, 자원을 공유하며, 정서적 친밀감이 높은 부부의 경우에는, 다른 관계에서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스트레스의 생물학적 패턴을 상쇄하기 때문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자원 공유는 단순한 경제적 자원을 넘어 일상생활과 시간, 정서적 지원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골칫거리 인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에 더욱 취약한 집단도 있었다.
여성, 매일 흡연하는 사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 어린 시절 어려움을 겪은 사람 등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한 가지 가능성은 이미 스트레스가 많거나 자원이 부족한 사람들은 어려운 관계를 피하거나 완충하거나 벗어날 여력이 적기 때문에,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일상생활에 더 깊게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oi.org/10.1073/pnas.2515331123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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