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만 무산담 자치구 국경 인근 라스 알카이마 북부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의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5국에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 파견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중국 관영지가 “누군가 불을 질러 놓고는 이제 전 세계에 불을 끄는 걸 돕고 비용도 나눠 내자고 요구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5일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요구에 “책임 분담에 관한 것인지 아니면 워싱턴이 시작했지만 끝내지 못한 전쟁의 위험을 분담하자는 것인지를 살펴봐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애초에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를 촉발한 것은 누구이고, 지금도 이란을 폭격하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라며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원인은 해군 함정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전쟁 때문”이라고 했다.
매체는 “이 수로에 군함을 밀어넣는 것은 오히려 화약고를 만든다. 만약 단 한 척의 선박이라도 공격받는다면, 그 결과는 누구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며 “이는 ‘해협을 개방하고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국제 협력이 아니라 위험을 체계적으로 전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군함 1000척도 협상 테이블 하나만큼의 성과를 낼 수 없다. 미국이 누가 군함을 파견할지 묻는 사이 중국은 어떻게 전쟁을 멈출지 묻고 있다”고 했다.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중국, 일본, 프랑스, 영국 5개국을 특정해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청했다. 그는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도 “석유의 90%를 이 해협을 통해 수입하는 중국이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의 협조 여부에 따라 이달 말로 예정된 방중 일정을 연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DC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에 협력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중국의 사례는 연구 대상”이라며 “(협력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군함 파견 요청을 꺼려하는 국가도 있었다며 “지원을 받든 받지 않든, 나는 이건 말할 수 있다. 내가 그들에게도 전했는데 우리는 (참여 여부를)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가스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원유 수송로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후 이 해협을 봉쇄하고 유조선을 공격하며 보복하고 있다. 다만 이란은 우방인 중국으로 향하는 선박의 통행은 허용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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