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사진=AFP) |
1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에너지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하는 방안과 관련해 “법률의 범위 내에서 일본 관련 선박과 승무원의 생명을 어떻게 지킬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파견 여부는 전혀 결정하지 않았다”며 “(관련 부처에) 여러 지시를 내리면서 종합적으로 검토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일 국방장관이 전화 회담을 가젔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다카이치 총리는 미국 측으로부터 함정 파견 요청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그런 요청은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일본과 관련된 선박의 호위를 위해서는 자위대법에 근거한 해상경비행동 발령으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현재의 이란 정세 속에서 지금 당장 검토하고 있는 방안은 없다”며 “자위대원의 안전을 확보하고 만반의 준비 속에 파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며 일반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이 기뢰를 부설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정보가 매우 혼란스럽다. 중대한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기뢰가 선박 운항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 매설됐는지에 따라 다르다”고만 언급했다.
문제는 오는 19일 미국 백악관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에게 군함 파견을 직접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 주요 외신들은 다른 동맹국들에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유력하게 보고 있다.
과거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면담해 가장 좋은 무역 혜택을 확보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5개국은 현재 사실상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향해 협조에 응하지 않으면 오는 31일 방중 계획을 연기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는 미중 정상회담이 뒤로 미룰 수 있다는 의미로, 일본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일본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일본은 이달 초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 요청이 있을 것에 대비해 이번 중동 사태가 ‘국가위기 존립 사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해 왔다.
다만 법적 근거가 뚜렷치 않다는 이유로 직접적인 개입은 피하는 등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제법 준수, 전쟁가능 국가로의 이행 가속화 우려 등 정치·외교적으로도 부담이 큰 사안이기 때문이다.
자위대 초계기나 급유기 파견과 같은 ‘최소한의 조처’를 취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으나, 아사히신문은 “자위대를 파견할 경우 어떤 법적 근거를 적용할지 어려운 판단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으면 유류·탄약 제공 등 후방지원에 나설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일본 내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재정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요한 경우 2025회계연도 예산의 예비비도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