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군함파견 요청
韓·日·英 등 5개국 콕 찍어
관세·투자보다 노골적 요구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메릴랜드(미국) AP=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한국 등 5개국에 호르무즈해협으로 군함파견을 요구한 것은 그동안 미국이 제공한 '안보우산'에 대한 대가를 전쟁 리스크 분담으로 치르라는 구상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5개국엔 중국도 포함돼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고립전략이 담긴 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전쟁에서 이스라엘 외 다른 국가에 군사작전 동참을 명시적으로 요구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5개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개시 이후 '충분한 안보부담을 하고 있지 않다'며 부정적 인식을 보인 나라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면담했을 때만 해도 이란과 전쟁에 대한 지원을 별도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NS(소셜미디어)에선 직접 한국 등을 명시해 "군함을 보낼 것"이라고 단정적 표현까지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요구는 실제 군사력 투입이라는 점에서 관세나 투자, 방위비분담금 증액 등 그동안 요구한 돈과는 차원이 다르다. 군함을 보내달라는 요구는 전후(戰後) 우리와 중동국가들의 관계까지 고려하면 더 큰 난제가 될 전망이다.
호르무즈해협과 관련된 군사작전은 인명피해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도 결단이 쉽지 않은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군사적 능력을 100% 파괴했지만 그들이 아무리 심하게 패배했더라도 이 해협의 어딘가에 드론 한두 기를 보내거나 기뢰를 투하하거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언급했듯 작전 자체의 위험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상선을 호위할 수 있다고 언급한 이후 열흘여가 지나도록 미군의 호위작전이 실행되지 않은 것도 이같은 피해 가능성 때문으로 전해진다. 호르무즈해협은 32㎞ 정도의 좁은 해협이기 때문에 해상에 설치된 기뢰나 육상에서 날아오는 드론, 미사일 등의 공격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란 역시 이런 상황을 버티기 전략의 발판으로 활용한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방치한 채 전쟁을 마무리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오판이 빚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개시 전에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과 위험을 보고받았지만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기 전에 항복하거나 해협이 막혀도 미군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낙관하면서 이란 공격을 승인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군함파견을 요구한 것을 두고선 이달 말에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압박성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 요구에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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