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의 평야 지역에 설치된 풍력발전기가 회전하고 있다.(자료사진) 위키미디어 |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한 뒤 국제 유가가 폭등해 중동산 원유 수입에 의존해 온 국가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수십년간 재생에너지에 투자한 중국의 에너지 자립 정책이 주목 받고 있다. 중국이 수입과 생산에 한계가 명확한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오랜 기간 전기차를 보급하고 태양광·풍력·수력 등 대체 에너지의 비중을 높인 덕분에 최근 비교적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중국은 수십 년간 수천억 달러를 전기차와 재생에너지에 투자했다”며 “다른 국가들이 석유 시장의 격변에 시달리는 가운데 이 장기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전기차 전환 정책을 가장 신속하게 추진한 국가 중 하나다. NYT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신차의 약 절반이 내연기관차가 아닌 전기차·하이브리드 차량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부 에너지 전문가들은 중국을 ‘전기 국가(electrostate)’라고 부른다”며 “중국은 수년간 꾸준히 투자를 늘리며 에너지 충격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고 지적했다. 미 컬럼비아대 글로벌 에너지 정책센터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전체 에너지 소비량 중 약 3분의 1은 전기를 통해 생산된다. 세계 평균보다 50% 정도 높은 수치다. 특히 이런 전기 에너지 중 3분의 1 이상은 중국산 패널 등으로 생산한 태양광, 풍력, 수력 에너지로 조달된다. 반면 중국의 정제유·휘발유·경유 수요는 2년 연속 감소세다.
시진핑 중국 주석. 신화 뉴시스 |
그동안 중국은 원유 비축량도 크게 늘렸다. 에너지 분석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중국의 원유 비축량은 약 13억 배럴로 미국(약 4억 1500만 배럴)의 세 배를 넘는다. WP는 원유 공급이 6개월 이상 차질을 빚더라도 이를 메울 만큼 충분한 양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중국 내 가정 난방과 공장의 석유화학 제품 생산을 위한 원료는 원유 등 수입 원료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NYT는 중국 내 소매 유가가 4년 만에 최대 폭(5%)으로 인상됐고, 중국인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향후 중국이 반사이익을 더 챙길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WP는 에너지 안보가 흔들린 유럽 등이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해 필수적인 중국산 배터리·태양광 패널·핵심 광물 등에 더 의존하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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