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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장' 개념 세운 독일 사회학자 하버마스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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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 합리성' 개념 천착…20세기 지성사에 큰 획
'홀로코스트' 과거사 참회 강조 등 현실 정치에 적극적 목소리
2003년 국보법위반 구속기소 된 제자 송두율 구명 운동에도 앞장


파이낸셜뉴스

위르겐 하버마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독일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위르겐 하버마스가 9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독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출판사 수어캄프는 하버마스가 14일(현지시간) 독일 남동부 바이에른 주의 슈타른베르크에서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그는 "19세기에 마르크스가 있었다면 20세기에는 하버마스가 있다"고 일컬어질 만큼 현대 서구 지성사에 큰 획을 그은 지식인으로 평가된다.

dpa는 "하버마스가 '공론장'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민주사회를 조직하는 데 가장 적합한 담론의 형태를 탐구하면서 전후 독일의 지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영국 언론 역시 "18세기 유럽 부르주아 살롱에서 시작된 공론장이 20세기 들어 대중 매체가 지배하는 공적 공간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설명한 하버마스의 메시지는 나치 독일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자유롭게 정치 토론을 접한 전후 서독 사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1929년 6월 독일 뒤셀도르프의 중산층 개신교 가정에서 출생한 그는 취리히, 본 대학 등에서 철학·심리학·독일 문학·경제학 등을 두루 공부했다. 이후 언론인으로 활동하다가 유럽 진보 운동의 '사상적 뿌리'인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요람 프랑크푸르트사회연구소에서 1950년대부터 본격적인 학문적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스승 테오도르 아도르노의 비판 이론을 비판적으로 계승한 그는 '의사소통 합리성', '생활세계' 등 개념을 통해 사회철학을 넘어서 20세기 인문사회과학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1981년 출간된 대표작 '의사소통 행위이론'은 현대 철학의 기념비적인 저작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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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하버마스.연합뉴스


하버마스는 상아탑에만 머물지 않고 수십년 동안 현실 정치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며 독일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현실 참여형 지식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하버마스의 전기 '철학자'의 저자 필립 펠쉬는 이런 그를 '전후 독일 사회를 각성시킨 대중 교육자'와 같은 존재로 평가하기도 했다.

일례로 1980년대 독일 일부 역사학자들이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가 유럽의 전쟁과 폭력이라는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일자, 하버마스는 "역사적 과오를 직시하고 반성하는 '과거사 청산'을 독일 국가 정체성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최근 독일 사회에 나치에 동조적인 극우 정권의 세력이 급부상하면서 '참회' 문화가 도전 받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자신의 지도 하에 박사 학위를 딴 제자 송두율 독일 뮌스터 대학 교수가 2003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되자 서울지법에 송 교수 석방을 위한 탄원서를 보내는 등 구명 운동에도 앞장선 바 있어 국내에서도 친숙한 인물이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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