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전쟁을 비디오 게임에 비유하며 미군 역량을 과시한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백악관 X(옛 트위터) 갈무리 |
미국 백악관이 비디오 게임 영상에 실제 이란 공습 장면을 이어 붙인 전쟁 홍보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 12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SNS)에 "불패(UNDEFEATED)"라는 짧은 글과 함께 52초 분량 영상을 올렸다. 일본 닌텐도사의 '위(Wii) 스포츠' 게임 장면을 이란 폭격 장면과 교차 편집한 영상이다.
영상은 '압도적 분노'라는 뜻의 이란 공습 작전명 '에픽 퓨리(Epic Fury)' 자막과 함께 경쾌한 음악으로 시작된다. 영상엔 게임 캐릭터가 테니스, 골프, 양궁, 야구, 복싱, 농구, 볼링 등 여러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골프 게임에선 공이 떨어지는 그린이 이란 군사시설 타격 영상으로 바뀌며 '홀인원'이라는 문구가 뜨고, 양궁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쏘자 비행기 폭격 장면이 교차되며 10점 만점이라는 효과음이 흘러나온다. 캐릭터가 볼링공을 던지면 항구에 정박한 배가 폭발하면서 '스트라이크'라는 문구가 뜬다.
다른 스포츠 득점 장면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들은 "제정신이냐", "사이코패스 같다", "전쟁을 희화화한다", "앞으로 닌텐도 제품은 절대 안 살 것" 등 비판을 쏟아냈다.
이라크 참전용사 출신으로 전쟁에서 두 다리를 잃은 민주당 태미 더크워스 상원의원은 영상을 공유하며 "전쟁은 빌어먹을 비디오 게임이 아니다(War is not a f*cking video game)"라는 글을 올려 백악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백악관의 전쟁 홍보 영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백악관은 지난달 28일 개전 후 영화 '아이언맨'과 '탑건', 애니메이션 '유희왕' ''포켓몬스터', 비디오 게임 '그랜드데프트오토(GTA)' 장면을 활용한 홍보 영상을 10편 넘게 제작했다.
그러나 저작권 협의 없이 작품을 무단으로 활용하면서 도용 문제도 불거졌다. 영화 '트로픽 썬더' 감독 겸 배우 벤 스틸러는 공개적으로 영상 삭제를 요구했고, '유희왕' 측도 백악관이 작품 장면을 무단 사용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최신 유행하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홍보에 활용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NBC뉴스는 백악관이 이란 민간인과 양국 병사가 죽거나 중상을 입은 이번 전쟁을 지나치게 가볍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소영 기자 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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