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강력한 지렛대…전문가 "종전 전에 제거 어려워"
한편 美, 전쟁 2주만에 수년치 무기 소진…토마호크 동날 지경
그럼에도 트럼프 "이란 정권 완전히 파괴중…오늘 무슨일 생기는지 보라"
이란 공격으로 불이 붙은 태국 선적 마유리나리호.뉴시스 |
[파이낸셜뉴스] 중동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란이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동시에, 미국은 전쟁 개시 2주만에 핵심 무기를 대량 소모하면서 군사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매체에 따르면, 존 힐리 영국 국방부 장관은 영국군 본부에서 기자들에게 "관련 보고들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면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란이 10개의 기뢰를 이미 호르무즈 해협에 부설했을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물에 떠다니는 지뢰인 기뢰는 일단 한번 대량으로 바다에 떠다니기 시작하면 전투 행위가 완전히 종료되기 전에는 완전히 제거하기가 어렵다. 힐리 장관은 "분쟁 상황에서는 어떤 수역에서든 기뢰를 제거하는 것이 극도로 어렵다"고 말했으며, 케이틀린 탈매지 매사추세츠공대(MIT) 정치학 교수도 "기뢰 제거는 평화 시기에 가능한 활동으로, 전쟁 중에는 거의 수행하기 어렵다"면서 "기뢰 제거는 보통 전쟁 종료 뒤에 이뤄지는데, 그렇지 않다면 이를 수행하는 선박과 헬기가 적 공격에 매우 취약해진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때문에 피해를 보면서도 드론과 미사일을 활용해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원유 저장고 △정유 시설 △상선 등 민간 표적에 군사력을 집중시키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따라서 기뢰가 부설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세계 경제에 타격을 가해 간접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이란이 강력한 지렛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뉴시스 |
한편, 같은 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2주 만에 토마호크 등 핵심 무기를 수년치나 소진하면서 전쟁 비용과 무기 재고 고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장거리 정밀 타격용 무기인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소모가 특히 빠르다"고 전했다.
방산업체 RTX가 생산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단가는 약 360만달러(약 53억원)다. 미군은 지난 5년간 단 370발의 토마호크를 구매하는 데 그쳤으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달 28일 전쟁 발발 후 첫 100시간 동안에만 무려 168발을 사용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를 두고 한 관계자는 "미 해군이 이번 전쟁으로 인한 탄약 소모의 여파를 앞으로 수년간 느끼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무기 소진과 전쟁 비용 증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 국방부는 향후 수일 내 백악관과 의회에 최대 500억달러(약 74조원) 규모의 추가 군사비 지출을 요청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란전 추가 예산안은 상·하원 양쪽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여당인 공화당이 하원에서 근소한 의석 차로 다수당을 유지하고 있으나, 재정 보수 성향 의원들은 대규모 군사 지출에 반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리스트 정권인 이란을 군사적, 경제적, 그리고 다른 모든 방면에서 완전히 파괴하고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이란의 해군은 사라졌고, 공군도 더는 없으며, 미사일과 드론을 비롯한 모든 것이 궤멸 당하고 있다. 그들의 지도자들도 지구 위에서 쓸려 나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에겐 비할 데 없는 화력과 무제한의 탄약, 충분한 시간이 있다"면서 "오늘 이 미친 쓰레기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라"고 말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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