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유가 급등이 사나에 다카이치의 '허니문'을 위협하다(Oil price surge puts Sanae Takaichi's honeymoon at risk)'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FT는 이란 전쟁이 일본의 에너지 수입, 특히 중동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에너지 시장 혼란에 대한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시장의 혼란이 장기간 이어지는 상황에서 엔화 약세와 맞물릴 경우 물가가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가들이 진단했다고 전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다카히데 기우치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계속 상승할 경우 일본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FT는 이번 사태가 다카이치 총리에게 중요한 시점에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그가 식료품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공약으로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제는 급등하는 에너지 비용 속에서 가계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최근 의회에서 휘발유 가격이 "가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상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비축유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높은 유가가 이어질 경우 일본은행(BOJ)이 다음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결정하려는 과정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일본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테판 앵그릭은 "일본 경제가 정확히 정체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며 "국내총생산(GDP)이 두 분기 연속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데는 그리 큰 충격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가는 기간이 지속되면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카히데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1년 동안 배럴당 약 110달러 수준에 머물 경우 일본의 GDP 성장률이 0.39%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는 "유가가 배럴당 약 140달러 수준에 이르면 일본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는 임계점에 도달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엔화 약세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BOJ는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분석가는 많지 않다. 다만 지속적인 엔화 약세 압력이 정책 판단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른 수입발 인플레이션이 BOJ의 금리 인상을 늦추도록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노동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투자로 설비투자가 견조한 점을 근거로 BOJ가 여름 전까지 최소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할 여지가 여전히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환율도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BNP파리바의 일본 담당 이코노미스트 시라이시 히로시는 "경제 성장 전망과 통화를 방어해야 할 필요성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BOJ가 당분간 금리 정상화 사이클을 일시 중단하는 쪽을 선호할 수 있지만 생활비 상승이 이어질 경우 다카이치 총리가 추가적인 정부 지출 확대나 보조금 정책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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