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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유가 내리고 국채 올랐다…트럼프발 '중동 평화' 기대감이 바꾼 자산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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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쟁, 매우 곧 끝나"
폭등하던 유가·달러 일제히 하락 전환, 공포에 질렸던 시장 '안도 랠리'
미 국채 수익률 급락...에너지 가격 안정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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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도랄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로이터·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이란 전쟁이 곧 끝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하루 동안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다.

국제 유가는 장중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다가 80달러대로 급락했고, 미국 뉴욕증시는 급락 후 반등했다. 금과 달러, 미국 국채 시장도 전쟁 조기 종식 가능성 발언에 따라 방향을 바꾸며 크게 출렁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BS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전쟁이 '마무리 수순'이라고 말했고, 이어 플로리다주 도랄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에서는 이번 군사작전을 '단기적 여정'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우리는 악을 제거하기 위해 잠깐의 여정을 택했다"며 "아주 빨리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국제 유가와 달러·국채·주식 시장이 동시에 반응하며 급격한 변동성 장세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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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 전광판에 주요 지수가 나타나고 있다./AFP·연합



◇ 국제 유가 롤러코스터…120달러 근접 후 트럼프 발언에 80달러대 급락

이날 국제 유가는 전쟁 장기화 우려로 장중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종식 발언 이후 급락하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8.96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6.8% 상승했고,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94.77달러로 4.3% 올랐다.

브렌트유는 이날 아시아 거래에서 장중 배럴당 119.5달러까지 상승해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WTI 역시 장중 119.48달러까지 상승했다. 공급 차질 우려로 유가가 2022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급등한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란 최고지도자로 선출되면서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진 것이 유가 상승을 자극했다.

또 아랍에미리트(UAE)·이라크·쿠웨이트·카타르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일부 유전 생산 감축을 시작했다는 소식도 공급 우려를 키웠다.

블룸버그통신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가 막히면서 국제 유가가 전쟁 시작 이후 약 80% 상승했다고 전했다. 국제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미국 월가 은행들은 해협 봉쇄가 몇 주간 지속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30∼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전략 비축유 방출 등 대응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종식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다.

뉴욕증시 마감 무렵 브렌트유는 배럴당 88.42달러, WTI는 배럴당 84.94달러까지 떨어져 모두 9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WTI가 한때 배럴당 81달러대까지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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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적신월사 소속의 베일을 쓴 한 여성이 8일(현지시간) 전날 저녁 미국과 이스라엘 군이 공습한 이란 테헤란 샤흐런 석유저장소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바라보고 있다./EPA·연합



◇ 트럼프 "군사 목표 대부분 달성"…전쟁 '단기 작전'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도랄 리조트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와 기자회견에서 이번 전쟁이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작전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군사적 목표는 상당 부분 달성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 내 5000개 목표물을 타격했으며 이란의 미사일 능력이 10% 수준으로 감소했고, 드론 발사도 83%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이 이란 선박 50척 이상을 격침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며 "적이 완전히 결정적으로 패배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란이 원유 공급을 교란하려 할 경우 "훨씬 더 강력한 수준으로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뉴욕증시 롤러코스터…유가 급등 충격 후 트럼프 발언에 반등

뉴욕증시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장 초반 급락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반등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9.25포인트(0.50%) 오른 4만7740.80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83% 상승한 6795.99, 나스닥 종합지수는 1.38% 오른 2만2695.95로 거래를 마쳤다.

로이터통신은 장 초반 공급 차질 우려로 국제 유가가 2022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증시가 급락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 예상했던 "4~5주 일정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 뒤 반등했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이날 다우지수가 장중 800달러 이상 하락했다가 상승으로 전환했고, 하루 변동 폭이 1200달러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종전 기대감 속에 반도체 업종이 크게 반등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93% 상승했고 ASML·AMD·인텔·램리서치·마이크론 등이 5% 안팎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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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22일(현지시간) 가나 아크라 소재 제련 시설에서 제련된 골드바./로이터·연합



◇ 금값 안정·달러 약세…전쟁 종식 기대 반영

전쟁 조기 종식 기대는 금과 달러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금 가격이 안정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약 514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으며 전 거래일에는 0.6% 하락했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약 0.1%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전쟁 이후 달러가 안전자산 수요로 상승했지만, 전쟁 종식 가능성 발언 이후 상승세가 꺾였다고 설명했다.

BMO 자산운용의 비판 라이 전무는 "에너지 가격에 대한 극단적 위험 일부가 제거됐다"고 평가했다.

◇ 미 국채 수익률 하락…인플레이션 우려 완화

국제 유가 급등으로 상승했던 국채 수익률은 전쟁 종식 기대가 커지면서 다시 하락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국채 시장에서 10년물 수익률은 장중 4.21%까지 상승했다가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4.09% 수준으로 내려갔다.

ING의 파드레이크 가비 북미 리서치 책임자는 "짧은 전쟁이 장기전보다 트럼프 행정부에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에너지 가격이 10% 상승해 1년간 지속될 경우 세계 인플레이션이 약 0.4%포인트 상승하고 경제성장은 최대 0.2%포인트 둔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지속…전쟁 변수에 시장 변동성 확대

전쟁 장기화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시장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로이터는 국제 유가 상승과 최근 약한 고용 지표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최고 투자전략가는 "전쟁 지속 기간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기간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걸프 지역 원유 수출이 크게 차질을 빚고 있으며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 최소 6~7주가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전쟁 종식 기대와 공급 충격 우려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유가·증시·금·달러·국채가 동시에 출렁이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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