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테헤란 메흐라바드 국제공항 공습 현장에서 연기와 불길이 치솟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중동의 포연이 짙어지며 우리 산업계에 초대형 악재가 덮쳤다. 이란이 대미 강경파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석유시설 등 핵심 인프라를 무차별 타격하면서 국제 유가가 단숨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이고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에 유가 급등은 재앙에 가깝다. 1973년과 1979년 두 차례의 오일쇼크 당시 물가가 걷잡을 수 없이 폭등하고 사상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온 나라가 휘청였던 악몽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산업 전반의 원가 상승과 수출 경쟁력 하락으로 직결되는 '제3차 오일쇼크' 우려는 사실상 미국의 관세 폭탄보다 훨씬 더 크고 치명적이다.
하지만 이 참혹한 전쟁 장기화가 우리에겐 역설적으로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 애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체제에서 가장 두려워했던 노골적인 통상 압박이 두 가지 요인으로 인해 옅어지고 있어서다.
첫째는 워싱턴의 다급해진 기류다. 요격 미사일 등 미국의 핵심 방공 무기 소모가 급증하면서 방산 공급망 재정비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우방국을 상대로 통상 압박을 벼르던 미국으로서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방산 제조 능력을 갖춘 우리나라와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아쉬워진 상황이다.
둘째는 국회 통과를 앞둔 '대미투자특별법'이다. 특별법이 통과되면 미국에서도 자동차 등 우리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선 안 된다. 어느 부처가 통상 권한을 쥐어야 하느냐는 식의 '집안싸움'이나 벌일 때가 아니다. 당장의 에너지 위기 방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향후 날아올 관세 폭탄을 차단할 정교한 통상 지렛대를 만들어야 한다.
안영국 |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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