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류 가격이 표시돼 있다. 2026.3.6 뉴스1 |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5위 산유국 쿠웨이트가 석유 생산을 감축하기로 했다. 쿠웨이트는 중동 사태에 따른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 등을 고려해 ‘불가항력 조항’을 내세웠다. 이 조항은 전쟁과 자연재해 같은 통제불능 이변이 터지면 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해도 책임을 면제하거나 이행을 미뤄주는 장치다.
7일(현지 시간) CNBC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 KPC는 성명을 내고 “쿠웨이트에 대한 이란의 계속된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항에 대한 위협에 따라 예방적 조치로 원유와 정제 처리량을 감축한다”고 밝혔다. 쿠웨이트는 “이란의 위협으로 인해 유조선들이 페르시아만을 통과할 수 없어 석유 생산과 정제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기준 쿠웨이트의 산유량은 일일 약 260만 배럴, 정유용량은 일일 80만 배럴이다. 수출용 육상 송유관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와 달리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의 가장 안쪽에 있는 쿠웨이트의 석유 수출은 사실상 모두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야 한다.
[서울=뉴시스] 이란 국회는 22일 미국의 핵시설을 공습한데 대응해 세계 석유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이란 정부는 “이번 결의안 가결이 즉각적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를 뜻하지는 않으며 방어적 차원에서 옵션을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
쿠웨이트는 자세한 감산량은 밝히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가 쌓이면서 저장시설 공간이 바닥나고 있는 것은 쿠웨이트 뿐만이 아니다. 앞서 이라크도 원유 저장 공간 부족으로 일일 150만 배럴 감산을 단행했다.
외신들은 이같은 조치가 국제 유가 급등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국제유가는 서부텍스산중질유(WTI) 선물이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는 등 35% 폭등했다. 사드 알-카아비 카타르 에너지 장관은 “유가가 15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며 “유가 급등이 세계 경제를 무너트릴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국내 전국 주유소 기름값 상승세가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다.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893.3원으로 전날보다 3.9원 올랐다. 경유 가격은 같은 시각 1915.4원으로 4.8원 상승했다.
이같은 기름값 흐름은 최근 하루 수십 원씩 오르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둔화된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국제유가 변동이 약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당분간 국내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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