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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치 독일·일본처럼 이란에도 ‘무조건 항복’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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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도중 美 루스벨트가 ‘깜짝’ 언급
이란 “망상일 뿐… 트럼프, 무덤에 갈 것”
이란을 침공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전쟁을 끝내는 방식으로 이란 정부에 의한 ‘무조건 항복’(Unconditional surrender) 선언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이는 승전국이 들이민 항복 조건에 패전국이 그대로 승복하는 것을 뜻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등 연합국이 나치 독일, 군국주의 일본 등에 요구해 관철한 바 있다. 다만 이란 측은 “망상”이라고 일축해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트럼프는 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이란과의 합의는 무조건 항복 말고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그 뒤 훌륭하고 미국이 수용할 수 있는 지도자가 뽑히면 미국과 동맹 그리고 파트너들이 나서 이란이 파멸의 벼랑 끝을 벗어나 위대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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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대학 스포츠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무조건 항복이라는 용어를 유명하게 만든 이로 남북전쟁 당시 북군의 최고 지휘관이자 미국 제18대 대통령을 지낸 율리시스 그랜트 장군이 꼽힌다. 그랜트는 군인 시절 전투에만 나가면 상대방에게 곧잘 무조건 항복을 강요해 ‘무조건 항복 노인’이란 별명을 얻었다.

2차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1월24일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만나 연합국의 향후 전쟁 수행 계획을 협의했다. 회담 후 기자회견에 나선 루스벨트는 독일, 일본 등 추축국들에게 무조건 항복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처칠과의 사전 조율 없이 즉석에서 밝힌 것으로 영국 정부는 당혹감을 느꼈다.

훗날 2차대전 역사를 연구한 다수 학자는 연합국의 무조건 항복 방침 고수 때문에 유럽에서 전쟁이 더 장기화하고 전후 피해 복구도 어려워졌다며 이를 “최악의 실수”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처칠은 “무조건 항복이 독일 국민의 노예화나 파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승자가 패자를 자유롭게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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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이란 차기 최고 지도자를 미국이 직접 정하겠다는 것처럼 들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국가의 위엄과 주권을 지킬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란 정부는 트럼프의 무조건 항복 요구에도 “망상에 불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로이터연합


한편 지난 2월28일 미군의 첫 공습 당일 숨진 이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당시 86세)의 후임 지도자로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56)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트럼프는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모즈타바를 “경량급”(lightweight)이라고 폄훼하며 “하메네이의 아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우리(미국)는 이란에 조화와 평화를 가져올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무조건 항복 강요 그리고 새 지도자 선출 개입 시도에 이란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레바논 주재 이란 대사관은 무조건 항복 요구를 “망상”으로 단정하며 트럼프를 겨냥해 “이란의 항복이란 소망을 지닌 채 무덤으로 갈 것”이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우리(이란)는 국가의 위엄과 주권을 지키는 데 주저함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란 지도자를 정하겠다는 것처럼 들리는 트럼프의 발언은 용납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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