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최고가격 신속하게 지정하라"
구윤철 부총리 "과도하게 가격 인상해 폭리 취하는 건 몰염치한 행위"
석유사업법에 근거한 석유 판매 가격 최고액 지정 추진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03.05. |
정부가 석유 판매가격의 상한선 지정을 추진한다. 중동 사태와 맞물려 일부 사업자들이 기름값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오르고 있지만, 국제유가가 국내 가격에 반영될 시점은 아니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주유소 등의 가격 담합 가능성에도 대응 수위를 높인다.
정부는 5일 오전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태스크포스)'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석유류 가격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휘발유 가격에 바가지를 씌우는 행위에 엄중 대응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정부는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액 지정 카드를 꺼냈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 따르면 산업통상부 장관은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액이나 최저액을 정할 수 있다. 지정 요건은 석유 수입·판매 가격이 현저하게 등락하거나 등락할 우려가 있는 경우다. 최고액 지정으로 발생하는 사업자의 손실은 정부 재정으로 지원할 수 있다.
구 부총리는 "(석유류) 국제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감안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라며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가격을 인상해 폭리를 취하는 것은 민생을 좀 먹는 몰염치한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석유에 대한 최고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할 것"이라며 "산업부 등 관계부처는 석유사업법상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액 지정을 신속히 검토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액 지정이 확정되면 산업부 장관은 이를 고시해야 한다. 지금까지 석유사업법에 근거해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액이 지정된 적은 없었지만, 이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던 만큼 정부 차원의 검토에 들어갔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에서 "현재는 예외적 상황이니 현실적인 최고가격을 신속하게 지정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범부처 석유시장 점검반도 운영 중이다. 월 2000회 이상 석유시장 특별 기획검사를 실시한다는 계획도 잡았다. 석유류 외에 다른 민생밀접 품목 역시 중동 사태 이후 법 위반행위가 있는지 살핀다. 특히 담합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지방사무소를 총동원해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전국 주유소 판매가격을 모니터링 중"이라며 "가격담합이나 눈속임 판매 등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가 포착되는 즉시 신속하고 엄중하게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휘발유, 경유 외에 국민 생활과 밀접한 주요 민생품목에 대해서도 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원재료 가격 상승에 편승해 생필품 등 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하거나 사재기, 가격담합 등 불공정행위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편취하지 못하도록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 수급 문제 관리에도 나섰다. 208일분으로 예상되는 비축유 자체는 부족하지 않지만,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중동 외 물량을 확보한다. 해외생산분 도입, 공동비축 우선 구매권 행사 등 비상 매뉴얼도 점검한다. 필요할 경우에는 비축유를 신속히 방출한다는 계획이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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