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보틀. /뉴스1 |
미국 네슬레가 스페셜티 커피체인점 블루보틀 커피를 중국 루이싱커피에 매각했다.
4일 계면신문, 완뎬 등 중국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루이싱커피의 투자사이자 운영사인 센추리엄 캐피털이 블루보틀의 전 세계 매장을 네슬레로부터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가는 4억달러(약 5800억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슬레는 지난해 말부터 모간스탠리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블루보틀 매각을 추진해왔다. 2017년 블루보틀 지분 68% 인수가격이 4억2500만달러(약 6233억원)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매각가는 '손절' 수준이다. 네슬레는 매장 운영권을 넘기고 블루보틀의 커피 머신과 캡슐 사업만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면신문은 "이번 인수는 커피 시장에서 상징적 사건"이라며 "블루보틀의 중국 및 세계 시장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루보틀은 2022년 중국 본토에 진출했지만 그동안 좀처럼 성과를 거두지 못헀다.
블룸버그 통신은 센추리엄이 블루보틀과 함께 코카콜라의 코스타 커피, 일본 '% 아라비카' 등을 잠재적 인수 대상으로 검토한 끝에 블루보틀을 낙점했다고 밝혔다.
2017년 설립된 루이싱커피는 2020년 회계 부정 스캔들로 미국 나스닥 증시에서 상장 폐지됐지만 중국 본토를 중심으로 빠르게 매장을 늘리며 2023년 스타벅스를 제치고 중국 최대 커피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28억위안(약 2조7210억원)으로 전년보다 33% 늘었다. 매장 수는 중국 본토에서만 3만888개, 해외까지 포함하면 3만1048개로 집계된다.
네슬레가 헐값 매각을 선택한 것은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철학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5~6년 전까지만 해도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는 데 주력했던 글로벌 식품업체들이 프리미엄 커피 체인 사업의 낮은 수익성을 버티지 못했다는 것이다. 바리스타가 손으로 직접 커피를 내려주는 핸드드립 방식은 인건비는 높은 반면, 회전율이 낮아 수익 확대가 어렵다.
시장조사기관 그로키피디아에 따르면 블루보틀은 네슬레가 내부적으로 책정한 기본 재무 기준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네슬레의 주력 상품인 믹스커피는 영업이익률이 15~25%에 달하는 고효율 사업이지만 블루보틀 같은 오프라인 카페는 잘해야 수익률이 한자릿수에 그친다. 네슬레 인수 후 8년 동안 블루보틀 매장 수는 여전히 전 세계 100여개 수준에 그친다.
네슬레가 블루보틀 매장 운영권은 팔되 블루보틀 브랜드를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나 원두 판매에 계속 활용하는 방식으로 커피 머신과 캡슐 사업은 유지하기로 한 것도 이런 판단 때문이다. 직접 매장을 운영하는 리스크를 지기보다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마트와 편의점 매대를 장악하는 기존 성공 방정식으로 돌아간 것이라는 얘기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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