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하메네이 사진 걸린 테헤란 거리 연합뉴스 |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합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남긴 막대한 자산의 향방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개인 재산이 최대 2000억달러(약 295조원)에 달한다는 추정이 제기되면서 그의 사후 이 자금이 권력 구도와 중동 정세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가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4일 이스라엘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의 온라인 매체 와이넷에 따르면 하메네이의 자산 규모는 최소 1000억달러에서 최대 2000억달러로 추산된다. 이는 한 국가의 연간 예산에 맞먹는 수준이다. 하메네이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몰수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세타드'를 사실상 통제하며 재산을 축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타드는 본래 혁명 직후 구 왕정과 반체제 인사들의 자산을 관리하기 위한 조직으로 출범했지만 이후 부동산과 에너지, 통신,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 투자하며 거대 경제 조직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최고지도자 직속 기구 형태로 운영되며 외부 감사나 의회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하메네이의 자산은 이란 내에만 머물지 않고 전 세계 각지로 분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베네수엘라와 아랍에미리트, 시리아 등 우호 국가뿐 아니라 유럽과 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금융기관 계좌에도 자금이 예치된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지난 10년간 추적을 피하기 위해 다수의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하고, 자산 일부를 스위스 등 해외 금융기관으로 이전한 정황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막대한 자산은 차기 최고지도자 후보로 거론되는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승계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전문가회의가 모즈타바를 후계자로 검토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하메네이가 관리해온 자금이 모즈타바의 정치적 기반을 공고히 하는 재정적 토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56세인 모즈타바는 공식 직함은 없지만 그동안 부친을 보좌하며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해온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군부와의 연결고리도 확보한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세습 구도에 대한 내부 반발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세습 왕정을 타도한 혁명을 통해 수립된 체제다. 최고지도자의 권력과 천문학적 재산이 아들에게 그대로 이전될 경우 정통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공습 과정에서 가족 일부가 함께 사망했다는 보도까지 이어지면서 남은 유족 간 자산 분배와 권력 재편 과정에서 갈등이 표면화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하메네이의 자산이 단순한 개인 재산이 아니라 정권 유지와 대외 세력 지원의 재원으로 활용돼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 자금이 누구의 통제 아래 놓이느냐에 따라 이란의 대외 정책 기조와 중동 내 영향력, 군사·정치적 대응 역량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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