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는 전날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4차 부동산 대출 점검 회의를 열고 추가 규제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은행권과 제2금융권의 대출 서류를 전수 점검하며 차주 유형, 담보 구조, 지역 분포 등을 재분류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는 단순 통계 점검이 아니라 실제 규제 적용 시 영향을 받는 차주 규모를 가려내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정책 설계의 출발점이 되는 통계다. 은행권은 일반 개인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이미 다주택자 관리가 이뤄져 왔다는 입장이다. 과거부터 주택 담보인정비율(LTV)을 차등 적용해왔고, 추가 주택 매입 목적이 아니라는 약정을 받는 방식으로 대출 용도를 관리해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사업자 대출은 사업 목적에 맞춰 심사하는 구조다. 또한 은행 전산에는 기업여신 차주의 보유 주택 수가 필수 입력 항목이 아니다. 담보물건의 지역이나 주택 유형 등은 확인할 수 있지만, 차주가 전체적으로 몇 채를 보유하고 있는지는 시스템상 집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세청에 주택 임대소득을 신고한 인원은 약 41만5000명에 그쳤다. 2주택 이상 보유자가 약 230만명에 달하고, 이 중 3주택 이상 보유자도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주택자 대비 임대소득 신고 비율은 낮은 셈이다. 핵심 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규제를 시행할 경우 정책 효과를 사전에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은행권은 만기 연장 심사 과정에서 보완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만기 연장 신청 시 차주의 보유 주택 수를 개별적으로 확인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등록 임대사업자의 경우에는 대출 만기 연장 심사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시스템과 연계해 주택 보유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어, 연장 심사 단계에서는 다주택 여부를 검증할 수 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최근 회의에서는 은행별 통계 산출 기준의 차이도 문제로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지난 회의에 앞서 은행권에 임대사업자 대출 관련 기초 현황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출 대상은 임대사업자 대출 중 아파트를 담보로 한 대출 잔액(개인·법인 포함)을 중심으로, 수도권·비수도권 구분 현황과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 규모 등이었다.
다만 같은 항목이라도 은행 내부 판단 기준에 따라 산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정책 효과 분석에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전날 회의에서는 통계 산출 기준을 보다 구체화하고 이를 공통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세부 방향이 아직 명확히 정리되지 않아 내부적으로도 추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확인하면서 통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금융위원회는 행정안전부에 주민등록 데이터베이스(DB) 등 관련 정보 협조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대사업자 현황을 은행 내부 자료만으로는 충분히 가려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지방세 자료 등을 보유한 행안부와의 정보 연계를 검토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정책 설계에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관련 자료는 기준에 맞춰 이미 업데이트했고 주요 수치도 검토했다"며 "정책은 단순 통계에만 의존해 결정하는 사안이 아니라 시장 영향과 정책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통계 정비 과정에서 개인 임대사업자뿐 아니라 법인까지 점검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비주거용 임대사업자로 분류된 차주 가운데 수도권 아파트를 함께 보유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 사례를 선별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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