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MBK파트너스, 메리츠·산업은행에 총 3000억 DIP 지원 제안
김병주 MBK 회장, 자택 담보 1000억원 자금 지원
홈플러스 사태 주요 일지 |
홈플러스가 4일을 기점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1년을 맞은 가운데, 법원이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을 연장하면서 일단 시간을 벌게 됐다. 다만 대규모 구조조정에도 자금 조달과 인수합병(M&A)이 지연되고 있어 경영 정상화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해보인다. 업계에선 회생 절차가 연장됐지만 추가 투자 유치에 실패할 경우 결국 청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3일 법조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 법정관리 기한 종료 시점에 맞춰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을 2개월 연장(5월 4일까지) 결정했다. 앞서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 연장을 요청하는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날 법원 결정으로 홈플러스는 추가 구조조정 및 정상화 방안을 추진할 물리적 시간을 확보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번 연장이 근본적인 해법이라기보단 ‘시간 벌기’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 자금 조달과 M&A 모두 유의미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 대형마트 산업 전반의 성장 둔화와 소비 패턴 변화가 겹치면서 투자 매력도가 낮아진 점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대규모 점포 운영에 따른 높은 임차료와 인건비 부담, 갚아줘야 할 부채까지 고려하면 신규 투자자가 감내해야 할 리스크가 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장보기 수요가 이커머스로 이동하는 업계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대형마트 사업 자체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이에 회생 기간 연장 이후 자금 확보가 없으면 청산은 수순이 될 수밖에 없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4일 기업회생을 신청하며 유동성 위기를 공식화 했다. 이후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추진했지만 끝내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이후 알짜 사업으로 꼽히는 기업형슈퍼마켓(SSM)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분리 매각하는 방안까지 제시했으나 협상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노조 내부에서도 매각에 대한 이견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인수 계획과 매각 성사 여부 모두 불투명하다. 현재로선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 외에 답이 없는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법원에 제출한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통해 향후 6년간 적자 점포 41곳을 단계적으로 정리하는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유동성 악화다. 홈플러스는 올해 들어 직원 급여 지급이 지연됐고 세금과 공과금 납부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납품업체들의 공급 중단 사례가 이어지면서 일부 매장에서 상품 구색이 축소되는 등 정상적인 매장 운영에도 차질이 생겼다. 게다가 본사 차장급 이상 직군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도 병행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회생 지속 여부는 긴급운영자금(DIP) 확보에 달렸다. DIP는 회생 기업이 영업을 유지하기 위해 확보하는 운영자금으로, 법원이 회생 연장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현재 MBK는 자사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와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이 각각 1000억원씩 참여하는 총 3000억원 규모의 DIP 지원 방안을 제안한 상태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우선 1000억원 규모 자금을 먼저 투입하고 추가로 1000억원을 더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자택 등 개인 자산이 담보로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당 자금은 체불 임금 해소와 납품 대금 지급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법원은 회생 절차 연장을 위해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과 제3자 관리인 추천안을 함께 제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민주노총 전국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유암코(연합자산관리)를 제3자 관리인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두 달이 홈플러스 생존 여부를 가를 사실상 마지막 시험대라고 본다. 회생 연장이 불발되거나 추가 자금 확보에 실패할 경우 직고용 인원 약 2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공산이 크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 결정 직후 입장문을 통해 “구조혁신 계획을 차질 없이 완수해 반드시 정상화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이투데이/문현호 기자 ( m2h@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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