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2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주재했다./로이터 연합뉴스 |
2일(현지 시각)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열리는 회의실에는 푸충 주유엔 중국 대사, 바실리 네벤자 러시아 대사 등이 앉아 있었다. 보통 상임·비상임 이사국 대표석이 아닌 일반석은 비어 있지만, 이날은 외교관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회의 시작 시간이 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고 걸어 들어왔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가 뒤따랐다. 멜라니아가 입장할 때 일부 외교관들이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장면도 보였다.
이날 멜라니아는 ‘분쟁 속의 아동, 기술, 그리고 교육’이라는 주제의 안보리 회의를 주재했다. 이번 달 안보리 의장국인 미국이 주재하는 첫 안보리 회의를 멜라니아가 맡은 것이다. 대통령 부인이 안보리 회의를 주재한 것은 처음이다. 백악관은 멜라니아가 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히면서 “회의는 관용과 세계 평화를 증진하는 교육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미국이 이란을 공습해 중동 정세가 급박해진 만큼 멜라니아가 불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더구나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과정에서 미사일이 이란 여학교를 직격, 사망자가 165명에 달하며 비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멜라니아는 “미국은 세계 모든 아이들의 편”이라며 “머지않아 평화가 여러분의 것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란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중국·러시아를 비롯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비판해 온 국가들은 날선 반응을 보였다. 푸충 중국 대사는 “학교에 대한 공격은 유엔이 규정한 ‘아동에 대한 6대 중대 위반 행위’ 중 하나로 강력히 규탄하고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며 “국제사회는 아동을 해치고 학교를 파괴하는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책임 규명으로 대응하고, 잔혹 행위가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벤자 대사는 “무력 충돌 중에도 학교는 안전한 공간으로 남아 있어야 하며 공격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사실상 미국의 이란 공격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유엔은 이날 중동의 전쟁과 관련해 즉각적으로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유엔 헌장에 부합하는 대화와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이날 “사무총장은 민간인 사망자가 증가하고 민간 시설이 파괴되는 데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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