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현지 시간) 오만 무산담반도 카사브 항구 북쪽,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서 팔라우 선적 '스카이라이트호'가 이란 혁명수비대가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에 피격됐다. (사진=SBS 보도 캡처) |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호르무즈 해협은 폐쇄됐으며 누군가 이곳을 지나가려 한다면 그 배들을 불태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역에서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겠다. 앞으로 며칠 안에 유가는 (배럴당) 200달러(약 29만 원)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르무즈해협은 북쪽으로는 이란, 남쪽으로는 오만·아랍에미리트(UAE)에 맞닿아 있는 해상 수송로다.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하고 있다.
특히 대형 유조선이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수심이 깊은 쪽은 대부분 이란 영해와 맞닿아 있어 실제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국제 에너지 시장에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기준 국내 원유 도입량의 약 69%가 중동산이며 이 가운데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온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역시 중동 의존도가 높아 에너지 수급에 초비상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호르무즈 인접 아랍에미리트 제벨알리항. (사진=뉴시스) |
이 같은 위협 속에서 봉쇄 선언 직전 해협을 빠져나온 초대형 유조선의 최종 목적지가 한국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받고 있다.
3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이글 벨로어(EAGLE VELLORE)’라는 이름의 선박은 지난달 26일 이라크 남부 알바스라 항에서 출항해 28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같은 날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이 시작되며 이란이 해협 봉쇄를 선언했다.
초대형 유조선인 이글 벨로어호가 통과할 수 있는 수심 깊은 구간은 대부분 이란 영해에 포함돼 있어 자칫 발이 묶일 가능성이 있었으나 봉쇄 직전 속력을 높여 해협을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다.
이글 벨로어호의 최종 목적지는 충남 서산 대산항이다. 이 선박은 길이 336m, 30만 톤급 초대형 유조선으로 약 200만 배럴의 원유를 적재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하루 원유 소비량에 근접한 규모다. 해당 유조선은 HD현대오일뱅크가 계약한 원유 수송선으로 대산항에서 하역된 뒤 인근 정유시설에서 정제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현재 이글 벨로어호는 아라비아해를 항해 중이며 오는 20일 오전 대산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호르무즈 해협 안에 있거나 인근을 운항 중인 국내 해운사 소속 선박은 30여 척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운협회 등은 해협 내 선박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켜 계류하도록 조치하고 인근 선박의 해협 진입을 금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