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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안보지형에 변수 던진 마크롱 '확장 핵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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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동맹국에 상황 따라 프랑스 핵전력 탄력 배치 가능
나토 핵 임무 보완 성격…마크롱 "핵 운용 주권은 프랑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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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핵잠수함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가 자국 핵 억지력을 유럽 차원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유럽 안보 지형에 변화를 예고했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서부 일롱그섬의 핵잠수함 기지에서 유럽 동맹국들과 협력과 연대를 강조하며 '새로운' 확장 억지력 개념을 공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연설에서 냉전 종식 이후 이어졌던 '평화의 배당금' 시대는 이미 먼 과거가 됐으며 세계 핵 군비 통제 체제가 사실상 "폐허와 같은 상태"라며 국제 안보 환경이 새로운 핵무기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실 앞에서 핵 억지력을 강화하고 "유럽 대륙 깊숙이에서 우리 주권을 완전히 존중하면서도 점진적으로 '확장 억지력'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제시한 '확장 억지' 구상은 그간 독자적으로 운용한 프랑스의 핵 억지력을 유럽 동맹국들과 더 긴밀히 연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 영국을 포함해 독일, 폴란드, 네덜란드, 벨기에, 그리스, 스웨덴, 덴마크 등 8개국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프랑스는 이들 국가에 핵 억지 훈련에 참여할 기회를 줄 방침이다. 이들 동맹국의 재래식 병력이 프랑스의 핵 활동에 참여할 수도 있다.

아울러 상황에 따라 동맹국 내에 '전략적 전력 요소'를 배치하는 안도 고려되고 있다.

프랑스의 핵 잠수함이 바다 곳곳에 숨어 항상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듯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전략 공군도 유럽 여러 지역에 흩어져 배치될 수 있다고 마크롱 대통령은 설명했다.

다만 미국이 핵무기를 유럽 땅에 상시 배치하는 것과는 달리 필요에 따라 탄력적 배치를 하겠다는 게 프랑스의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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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잠수함 앞에서 연설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프랑스의 핵 억지력 확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 임무를 대체하진 않는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나토의 핵 임무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하며 "우리가 제안하는 확장 억지력은 독자적 가치를 지닌 별개의 노력으로, 전략적·기술적 차원에서 나토의 노력과 상호 보완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핵무기 운용의 주권은 전적으로 프랑스에 달려 있다고 못 박았다.

그는 "최종 결정권은 물론 그 계획 수립과 실행에서도 어떠한 공유도 없을 것"이라며 프랑스 대통령의 전권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야권 일각에서 제기된 핵 주권 약화 우려를 차단하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자체 핵 억지력 강화를 위해 핵탄두 보유량을 늘리겠다고도 밝혔다. 프랑스는 현재 약 290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군비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확대 재무장엔 선을 그었다.

프랑스의 이 전략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3일 AFP 통신에 "프랑스의 핵 억지력은 이미 동맹의 안보에 기여하고 있다"며 "우리는 억지력을 강화하려는 마크롱 대통령의 이니셔티브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관되고 조율된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핵 문제에 관한 프랑스와 협의를 확대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독일, 폴란드 등에서 프랑스의 결정을 환영하는 발표가 나온 데 이어 유럽 국가들의 추가 반응도 나오고 있다.

북유럽 노르웨이의 에스펜 바르트 아이데 외무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영국, 독일과 이미 체결한 것과 유사한 안보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프랑스와 논의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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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를 프랑스가 사실상 '유럽의 핵 중심국' 역할을 강화하려는 신호라고 분석한다.

나토 체제, 미국 핵우산과의 관계 설정, 유럽 내 정치적 합의 등은 향후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이탈리아 같은 일부 유럽 국가는 프랑스가 유럽 내 주도권을 행사하려는 시도로 보고 이 계획에 소극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여전히 미국의 보호막을 선호하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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