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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확전에 유럽 에너지 위기 우려...ECB 금리 인하 기대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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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가격 급등 물가 상방 압력”
유로존 근원 물가 2% 웃돌아 목표치 상회
노르웨이 등 일부 제외 에너지 수입 의존
유로존 성장률에도 직격탄 될 수도
서울경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유럽에서 에너지 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될 수 있어 금융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후퇴하는 분위기다.

필립 레인 EC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에너지 가격의 급등은 단기적으로 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한다”며 “이 같은 분쟁은 경제 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며 “현재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감수할 만한 여건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올 1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7%로 ECB 목표치(2.0%)를 밑돌았다. 다만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2.3%를 기록해 물가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유럽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공급 차질로 심각한 물가 급등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천연가스 가격 폭등이 전력·난방비 상승으로 이어지며 전반적인 생활비 부담을 키웠다. 이후 물가 안정 역시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이 주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거론하자 시장의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노르웨이 등 일부 산유국을 제외하면 원유와 천연가스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에너지 가격 변동에 특히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ECB는 2023년 12월 발표한 시나리오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가스 운송이 3분의 1가량 차질을 빚을 경우 국제유가가 당시 배럴당 80달러 수준에서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원유 가격 상승은 성장과 물가 모두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모건스탠리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른 상태가 유지될 경우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0.4%포인트 추가 상승하고, 경제성장률은 0.1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같은 상황은 통화정책 전망에도 즉각 반영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 금융시장에서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지난달 27일 약 50% 수준에서 최근 사실상 사라졌다.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완화 기조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관건은 분쟁 지속 기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 베렌베르크은행의 홀거 슈미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내 부담으로 작용할 에너지 가격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가능한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가격 상승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앞으로 4주 안에 유럽 경제가 위기를 맞을지, 회복 과정의 일시적 장애에 그칠지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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