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17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공격하기 위해 발사한 이란제 샤헤드 자폭 드론. AP연합뉴스 |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유럽 상공을 위협해온 이란산 공격용 무인기(드론) ‘샤헤드-136’이 중동 전장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달 28일 미·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이래 바레인·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걸프 국가들을 향해 1000기 이상의 드론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샤헤드-136일 가능성이 크다. UAE는 이날 오후까지 689기의 드론 공격을 받았으며 이 중 645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44기, 전체의 6%가량이 방공망을 통과한 셈이다.
바레인에서 촬영된 한 영상에는 이란의 삼각익 드론이 야간에 고층 건물을 향해 충돌하는 장면이 담겼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미 해군 제5함대가 주둔한 바레인 해군기지 상공을 비행하던 드론이 급강하해 레이더 돔을 파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쿠웨이트와 UAE, 키프로스 아크로티리의 영국 공군기지에서도 유사한 공격이 보고됐다.
샤헤드-136은 2010년대 후반 이란에서 개발됐다. 기체 길이 3.5m, 날개폭 2.5m 규모로 대당 가격은 5만달러(약 7300만원) 정도다. 연간 수십기 수준만 생산 가능한 탄도미사일과 비교하면 제조가 쉽고 비용이 저렴하다. 최대 사거리는 약 2000㎞에 달한다. 사전에 설정된 복잡한 경로를 따라 지면 가까이 저공 비행하며 레이더 탐지를 회피하도록 설계됐다.
탑재 가능한 폭발물은 약 50㎏으로 고층 건물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 특유의 소음과 비교적 큰 기체, 목표물에 급강하하는 공격 방식이 강한 심리적 공포를 유발한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는 제트엔진을 장착한 고속 변형 모델도 확인된 바 있다.
샤헤드 드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특히 전력·난방 등 기반시설 타격에 집중적으로 투입됐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전력난과 난방 위기가 발생했고, 수십만가구가 피해를 보았다. 이란이 같은 전술을 중동에서 구사하면 에너지·기반시설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이란의 드론 공세는 바레인에서 UAE에 이르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방공망에 부담을 주며 무기 재고를 빠르게 소진시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발당 400만달러(약 60억원)에 달하는 요격 미사일로 수만달러짜리 드론을 격추하는 상황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제기돼온 구조적 문제를 다시 부각한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이 같은 상황이 지속할 경우 이란과 미국 모두 수일 또는 수주 내 무기 부족에 직면할 수 있어 결국 더 오래 버티는 쪽이 전략적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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