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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반전여론·줄어드는 탄약·미군 사망자까지···트럼프의 선택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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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격 이틀째···일단 ‘장기화’엔 선 그어
‘공습 지지’ 여론 27% 그쳐···중간선거 변수
요격 미사일 비축량 ‘2주 치’뿐, 선택지 제한적
경향신문

1일(현지시간)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이 이란 전면 공습에 나선 지 이틀째에 접어들었지만,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여전히 시계 제로인 상태다. 미군 사망자 발생, 악화하는 여론 등 군사작전에 대한 부담이 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단 공격을 장기화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에 이란 정권 재편에 대한 뚜렷한 청사진이 부재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질서 있는 출구전략이 가능할 것인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연설 동영상에서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선 “필요하다면 4~5주 정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해 작전을 장기화할 뜻은 없음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도 “(이란은) 큰 나라인 만큼, 4주 정도, 아니면 그보다 짧게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악화하고 있는 미국 내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의 이란 공습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네 명 중 한 명꼴인 27%에 그쳤다. ‘반대한다’는 43%,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29%였다. 전날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미국의 이란 군사작전이 정당한가’라는 질문에 ‘정당하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39%)가 ‘정당하다’(32%)는 답변보다 많았다.

여론은 미군 사망자가 늘어날수록 더 나빠질 일만 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군사 작전 도중 사망한 미군 3명에 대해 애도를 표한 뒤 “안타깝게도 이 일이 끝나기 전에 더 많은 희생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미리 국민에게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앞으로 미군 사망자가 추가될 때마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수렁’의 트라우마가 계속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전으로 갈 경우 국제 유가와 해상 운송 비용 상승이 미국 내 물가와 금융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생활비 부담’이 이번 중간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유가 상승은 공화당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미국의 탄약 비축량도 장기전을 감당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YT 인터뷰에서 “미국은 전 세계 여러 나라에 엄청난 양의 탄약을 비축해 두고 있다”고 말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요격 미사일·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의 비축량이 빠르게 줄고 있어 미국의 선택지가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군사작전이 개시되기 전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란이 일제 반격에 나설 경우 미국이 쓸 수 있는 요격 미사일이 약 2주 치 정도밖에 없다고 WSJ에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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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이란 테헤란. AFP연합뉴스


이러한 모든 요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에 ‘승리’를 선언한 후 출구전략을 가동할 가능성을 가리킨다. 트럼프 대통령은 디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대화를 원하고, 나도 동의했다”며 이란의 새 지도부와 대화할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이란 정권을 어떻게 재편할지에 대한 뚜렷한 청사진이 아직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NYT 인터뷰에서 앞으로 이란을 누가 이끌 것인지에 관한 질문에 “매우 좋은 선택이 3가지 있다”면서도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란 정권교체를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냐는 NYT 질문에 “엘리트 군인들이 이란 국민에게 무기를 내놓을 것으로 희망한다”며 “그들은 국민에게 항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베네수엘라에서 했던 일이 완벽한 시나리오였다고 생각한다”며 “(베네수엘라에서는) 두 사람 빼고 모든 사람이 자기 자리를 지켰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국민이 현 정부를 전복하는 시나리오’와 ‘최고지도자를 제외한 현 정부 인사들이 미국에 협조하는 시나리오’를 거론한 것으로, NYT는 이 두 가지가 서로 상충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두 가지 모두 미국의 출구전략 시나리오로서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데 문제가 있다. 구심점 없는 이란 시민 세력이 군부를 장악하고 정권교체를 이룰 것이라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이란 혁명수비대 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새 지도부가 미국에 핵무기·미사일 포기를 약속할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액시오스 인터뷰에서는 “장기전으로 갈 수도 있고, 2∼3일 후 그만둘 수도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고민 때문으로 보인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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