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기반 시스템 전환
제동 장치 아닌 ‘스마트 액추에이터’
유압 완전히 제거한 ‘풀드라이’ 주목
아우모비오가 지난달 18~20일(현지시간) 스웨덴 아르비자우르에서 글로벌 미디어 데이를 열고 공개한 브레이크 시스템 로드맵. 아우모비오 제공. |
【파이낸셜뉴스 아르비자우르(스웨덴)=김동찬 기자】자율주행 시대가 열리며 브레이크의 개념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기존 유압 오일에 의존하던 시스템은 전동화 시대에 맞춰 단일 부품에서 통합 모듈로, 하드웨어 공급자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모션 제어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이 가운데 독일 전장기업인 아우모비오는 4단계 시스템 로드맵을 제시하며 브레이크 진화의 역사를 선도하고 있다.
■자율주행·SDV에 달라지는 브레이크
아우모비오는 지난달 18~20일(현지시간) 스웨덴 아르비자우르에서 글로벌 미디어 데이를 열고 브레이크 시스템이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과 자율주행 등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존 브레이크 아키텍처를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전동화는 두 가지 상충된 요구를 동시에 만들어낸다. 회생제동을 극대화하려면 마찰 브레이크와 모터 제동력 사이의 정밀한 블렌딩이 필요하다. 동시에 배터리 탑재로 무거워진 차체는 더 강한 제동력을 요구한다. 기존 유압 시스템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최적화하기 어렵다.
자율주행은 이중화(Redundancy)를 필수 조건으로 만든다.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에선 운전자가 즉각 개입할 수 없다. 브레이크 시스템 하나가 고장날 경우 차가 스스로 안전하게 정차해야 한다. 단일 유압 회로로는 이 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
이에 더해 SDV는 브레이크를 단순한 제동 장치가 아닌 ‘스마트 액추에이터’로 재정의한다. 중앙 전자제어장치(ECU)가 차량의 모션 제어를 통합 관리하는 구조 속에서, 브레이크는 명령을 받아 수행하는 핵심 실행 장치로 자리매김한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한 주행 기능 업데이트도 브레이크 소프트웨어가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구조여야 가능하다.
보리스 메르겔 아우모비오 안전·모션(SAM) 사업본부 총괄은 "브레이크는 자동차 안전의 최후 보루"라며 "전동화와 SDV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제동 기술의 중요성은 더 커지면 커졌지 줄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압 벗은 브레이크 제동 혁신
이에 아우모비오는 4단계로 구성된 브레이크 시스템 로드맵을 공개했다. 각 단계는 이전 단계의 검증된 장점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아키텍처 요소를 추가한다. 우선 원박스 방식은 지난 2016년 개발돼 현재까지 양산되는 아우모비오의 대표 모델이자, 대부분의 전 세계 주요 완성차(OE)에게 브레이크 기술을 제공하는 아우모비오의 핵심 기술이다.
기존 ‘컨벤셔널’ 시스템은 마스터 실린더·진공 부스터·차체 자세 제어 장치(ESC) 모듈이 각각 분리돼 있었다. 반면 원박스는 이 세 요소를 한 케이스 안에 통합해 크기와 무게를 줄이고, 부품 간 통신 지연을 제거했다.
그 다음 단계인 분산형 브레이크-바이-와이어(BBW)의 경우 유압 압력을 생성하는 '액추에이터'와 잠김 방지 제동 장치(ABS)·ESC·트랙션 컨트롤 등 모든 제어 기능을 담당하는 '모듈레이터'가 물리적으로 분리돼 있다. 모듈레이터가 고장나면 액추에이터가 단독으로 제동을 이어받는다. 반대로 액추에이터가 고장나면 모듈레이터가 그 역할을 대신해 단일 부품 고장 상황에서도 ABS와 기본 제동이 유지된다.
이후 세미드라이는 전륜에는 원박스 기반의 유압 시스템이 그대로 살아있고, 후륜에는 유압 파이프 대신 전동 캘리퍼가 들어간다. 전륜의 유압을 유지하면 제동력과 신뢰성이 담보된다. 7.5톤까지의 차량 중량도 감당할 수 있다. 동시에 후륜의 전동 캘리퍼는 유압 없이 내부 컨트롤러간 통신으로 작동하므로, 회생제동과의 협업이 훨씬 정밀해진다.
로드맵의 마지막 단계인 풀드라이의 경우 유압 오일이 한 방울도 없다. 전륜과 후륜 모두 전동 캘리퍼가 달리고, 모든 제동력은 전선과 소프트웨어로만 전달된다. 브레이크 마스터 실린더, 오일 탱크, 파이프가 모두 사라진다. 전동 캘리퍼는 필요한 순간에만 작동해 마찰 저항을 없애며, 주행 효율을 2~3% 높여 전기차 주행거리를 확장한다.
메르겔 총괄은 "유압 장치를 완전히 배제한 풀 드라이 시스템은 자동차 제조사(OEM)의 생산 공정을 더욱 단순화한다"며 "4개의 독립 액추에이터를 통해 마찰 브레이크가 가질 수 있는 최대 수준의 제어 자유도를 구현한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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