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이란, 美·이스라엘 공격에 이웃 국가 때리기…이유는?

댓글0
이란, 걸프국 타격해 美·이스라엘 압박 목적
NYT “오히려 美협조 정치적 부담만 덜어줘”
러우 전쟁 급한 유럽 “필요하면 방어 조치”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란 정권이 미·이스라엘의 공동 군사작전에 대응해 역내 이웃 국가 다수를 타격, 사실상 전면적인 중동 전쟁이 촉발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웃 국가들을 겨냥해 미국과 이스라엘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이웃 국가들을 직접 공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을 압박하고 항공 교통을 교란하는 등 해외 노동자, 관광, 해외 무역에 의존하는 걸프 국가들에 고통을 안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데일리

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상공에서 이란 발사체 요격으로 인한 폭발이 목격됐다.(사진=AFP)


이는 이들 국가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공격 중단 압력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나 이러한 계산은 역효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지적했다. 호텔, 항만, 공항을 겨냥한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공세에 충격을 받은 걸프 국가들은 이제 이란의 위협을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 정권이 이처럼 전례 없는 이웃국가 공격을 저지른 만큼 이대로 넘어가도록 둘 수 없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고 WSJ는 전했다.

안와르 가르가시 아랍에미리트(UAE) 외교 보좌관은 인터뷰에서 “이란은 걸프 국가와 국민들에게 ‘사실 나는 당신들의 최대 위협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셈”이라며 “누가 이란을 통치하든 이는 장기적인 함의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걸프 국가들을 공격하는 것은 완전히 비이성적이고 매우 근시안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은 미국과 이란의 공습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이후 미국과의 핵 협상을 중재했던 오만을 포함해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을 타격했다. 이스라엘은 물론 요르단, 이라크도 타격했다.

이들 국가들은 충돌 초기 이란 정권에 대한 미·이스라엘 공격에 공개적으로 반대했으나 UAE의 두바이와 아부다비, 카타르 도하, 바레인 마나마 등 주요 도시 인프라 타격과 민간인 사상자가 나오자 분위기는 급변했다. UAE 국방부에 따르면 이란은 탄도미사일 165발과 드론 541기를 발사했으며, 대부분 요격됐지만 3명이 사망하고 58명이 부상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중동 프로그램 담당자 윌리엄 웩슬러는 “많은 걸프 주민들은 토요일 아침 미국과 이스라엘에 분노하며 일어났지만 밤에는 이란에 분노한 채 잠자리에 들었다”고 말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역내 갈등 고조는 이란의 책임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걸프 국가들이 분노한다면 “미국과 이스라엘에 분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 전쟁을 멈추라고 압박하지 말고, 상대를 압박하라”고 촉구했다.

이 전략은 지난해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서 벌어진 ‘12일 전쟁’에선 효과를 거뒀다. 당시 이란이 카타르 미군 기지를 제한적 공격한 이후 군사 작전은 종료됐다.

니콜라이 코자노프 카타르대 이란 전문가는 “이란의 전략은 주적에게 닿지 못하면 그의 동맹을 공격해 압박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이란은 아랍 군주국을 겁주면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는 지난해와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 걸프 국가들은 이란과의 화해 기조에서 급속히 선회해 이란의 정권 교체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입장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WSJ는 짚었다.

가르가시 보좌관은 “정권이 살아남을지 여부는 이란 국민이 결정할 문제”라며 “우리가 결정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럽에서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이란 공격에 대한 초기 우려는 사실상의 묵인으로 바뀌었다고 WSJ는 평가했다. 특히 1일 일부 이란 미사일이 유럽연합(EU) 회원국 키프로스를 향하다 요격된 이후 이러한 기류가 강해졌다. 무엇보다 이란 문제로 트럼프 행정부와 대립하기에는 유럽은 미국과 협력해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하고 러시아를 억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독일, 프랑스, 영국은 이날 공동 성명에서 “역내 자국 및 동맹의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발사 능력을 원천에서 제거하기 위한 필요한 비례적 방어 조치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란이 걸프 국가를 공격함으로써 이들이 미군 작전에 협력하는 데 느끼던 정치적 부담을 이란이 직접 제거했다는 분석도 있다. 지역 관계자들은 사우디, UAE 등 걸프 국가들이 더 이상 이란의 공격을 일방적으로 감내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영국 공군 출신으로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중동 소장인 마틴 샘슨은 “이란은 선을 넘었다”며 “이는 이제 걸프 국가들의 경제적·사회적 미래에 대한 실존적 문제”라고 말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지금 봐야할 뉴스

  • 아주경제HMM 다온호 두바이서 정박중..."안전 최우선, 상황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사우디 "최대 정유시설서 드론 2대 파괴"…일부 가동 중단
  • 스포츠W장항준X유해진X박지훈 '왕과 사는 남자', 900만 관객 돌파…천만 관객 '초읽기'
  • 노컷뉴스재경부 "중동 영향 금융시장 혼조세…내일 증시 개장 전 점검"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