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이번 충돌이 단기 공습으로 끝날지, 아니면 이란의 대규모 보복과 맞물려 중동 전역을 포괄하는 전면전으로 확산할지 중대한 분기점에 서 있다고 보고 있다. 미·이스라엘이 정권 교체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한 이상, 이번 군사행동은 단순한 ‘핵 억제 작전’을 넘어 중동 질서를 재편하려는 정치·군사적 도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소재 팜비치 국제공항에 도착하며 손짓을 하고 있다. (사진=AFP) |
“대규모 전투작전 시작”…수일간 이어질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2시 30분(미 동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영상에서 “조금 전 미군이 이란에서 대규모 전투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이번 작전을 ‘오퍼레이션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로 명명했다.
그는 “이란 정권의 임박한 위협을 제거해 미국 국민을 방어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이란은 핵 야망을 포기할 모든 기회를 거부했다. 더는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란이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미 정보당국의 비공개·공개 평가에서는 이란이 단기간 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하거나 실전 배치 단계에 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25년 미 국방정보국(DIA) 평가에 따르면 이란이 해당 능력을 확보하려면 최소 2030년대 중반까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된 바 있다.
복수의 미 언론은 이번 공습이 지난 6월 이란 핵시설을 단시간 타격했던 작전과 달리, 수일에 걸쳐 광범위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공격은 이란의 주간 근무 시간대인 토요일 아침에 시작됐다.
이번 사태의 가장 이례적인 대목은 미·이스라엘 양측이 동시에 ‘정권 교체’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에서 이란 국민을 향해 “자유의 시간이 다가왔다”며 “우리가 끝내면 당신들의 정부를 장악하라. 아마 여러 세대를 통틀어 유일한 기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압도적인 힘과 파괴적인 전력으로 당신들을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영상 성명을 통해 “이란 국민 모두가 폭정의 멍에를 벗어던지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이란을 만들라”고 촉구했다. 그는 “공동 행동이 이란 국민이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조건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 군 고위 관계자는 작전의 초점은 군사적 목표물에 맞춰져 있다고 선을 그었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AFP) |
무엇이 타격됐나…지도부 ‘참수’ 시도 의혹
테헤란에서는 최고지도자 관저와 집무실이 위치한 파스퇴르 구역 인근에서 폭발이 발생했고, 대통령궁과 국가안보회의 건물이 있는 지역에서도 연기가 치솟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스라엘 소식통에 따르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압돌라힘 무사비 군 참모총장 등이 표적에 포함됐다. 이란 국영 매체는 주요 인사들이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정황은 이스라엘이 단순 군사시설 타격을 넘어 이란 지도부 ‘참수(decapitation)’를 시도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습은 오만 중재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이란 핵 협상이 종료된 지 하루 만에 단행됐다. 오만 외무장관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전혀 비축하지 않겠다(제로 스톡파일링)”는 데 합의했다며 “상당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과에 만족하지 못했다며 군사 옵션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백악관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월2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 폭발 장면.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UGC 영상에서 캡처한 화면 조합(사진=AFP) |
이란, 중동 전역에 보복…미군 기지 타격
이란은 즉각 전례 없는 규모의 보복 공격을 개시했다. 이스라엘을 향한 미사일 발사와 함께, 미군 기지가 주둔한 카타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등지에서도 폭발이 보고됐다. 바레인 내 미 해군 기지 인근에도 미사일이 낙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바이 해안과 도하 도심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며 방어 태세를 강화했다.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락치는 이번 공격을 “도발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라고 규탄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지난해 여름 이스라엘과의 전쟁 이후 군사·경제적으로 약화된 상태였다. 올해 초 심각한 경제 위기와 전국적 시위가 이어졌고, 강경 진압으로 수천 명이 사망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