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일자리를 바꿀 것이라는 경영진의 발언은 많았지만, 이를 전면적인 구조조정으로 옮긴 사례는 드물었다. 그러나 트위터 공동 창립자인 잭 도르시 블록 CEO가 AI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회사 인력의 절반에 가까운 4000여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혀 본격적인 논쟁에 불을 붙였다.
핀테크 전문 블록은 27일(현지시간) 주주 서한을 통해 AI를 사업 전반에 도입하기 위한 개편의 하나로 전체 인원 1만여명 중 4000명 이상을 감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도르시 CEO는 성명을 통해 "지능형 도구는 회사를 만들고 운영하는 의미 자체를 바꿨다"라며 "이미 내부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훨씬 더 적은 팀이 AI 도구를 활용해 더 많은 일을, 더 잘 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 깨달음에 이른 것이 빠른 게 아니라, 대부분의 기업이 늦은 것"이라며 "타의에 의해 밀려 변화하기보다 우리의 방식으로 먼저 도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 소식에 따라 회사 주가는 다음날 16% 이상 급등했다. 시장이 AI를 실험적 기술이 아닌 '구조적 변화의 동력'으로 내세우고 비용을 절감하는 기업에 점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we're making @blocks smaller today. here's my note to the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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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we're making one of the hardest decisions in the history of our company: we're reducing our organization by nearly half, from over 10,000 people to just under 6,000. that means over 4,000 of you are…
— jack (@jack) February 26, 2026
도르시 CEO의 결정은 AI를 둘러싼 핵심 논쟁을 다시 부각했다. AI는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보조 수단인지, 기업이 더 적은 인력으로 같은 성과를 내도록 하는 대체 기술인가라는 질문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AI와 연관된 감원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이후 아마존, 핀터레스트, 와이즈테크 등 주요 기업을 포함해 6만1000건 이상의 일자리 감축이 AI와 연관돼 발표됐다. 그러나 블록처럼 AI를 '감원 이유'로 명시한 사례는 상대적으로 드물고, 그나마 AI를 핑계로 내세웠다는 지적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최근 감원이 과거 과잉 고용에 따른 조정 성격이 강하다고 봤다. 브라이언 제이콥슨 애넥스 웰스 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AI가 새로운 희생양이 되고 있다"라고 평했다.
도르시 CEO도 X에 이런 지적이 올라오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인력을 과잉 고용한 것은 실수로 스퀘어(Square)와 캐시 앱(Cash App)을 하나가 아닌 두개의 별도 회사 구조로 만들었기 때문이며, 이는 이미 2024년 중반에 수정했다"라며 "하지만 이런 지적은 대출, 은행 업무, 그리고 사업에 따른 모든 복잡성을 간과한 것이며, 현재 우리는 총매출 200만달러 이상이 목표"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이 회사는 전 분기 이익은 24% 증가했으며, 1분기 총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2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일부에서는 AI가 노동시장과 기업 수익에 미칠 파장을 우려한다. 시트리니 리서치는 2028년까지 AI로 인한 화이트칼라 대규모 해고로 인해 실업률이 10.2%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해 화제가 됐다.
AI 도입에 따른 긍정적인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모건 스탠리는 1만건이 넘는 실적 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S&P500 기업 중 21%가 AI 도입으로 측정 가능한 성과를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분기 15%, 2024년 말 10%에서 꾸준히 상승한 수치다. 이들은 AI 활용 확대가 올해 기업 이익률을 평균 0.4%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정책 당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현재로서는 생산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보일 뿐, 우려되는 대규모 해고의 파장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CEO도 일자리 일부는 사라지겠지만 새로운 직업이 생겨날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전체 일자리의 4분의 1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코노미스트들은 "단기적으로는 파괴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비즈니스와 고용 기회를 창출해 경제 전체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봤다.
급진적 구조조정이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마이클 애슐리 슐먼 러닝 포인트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CIO는 "도르시의 전략은 '적을수록 좋다'는 신호이자, 인적 자본의 경쟁력이 약화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블록이 과거의 날렵한 스타트업 시절로 되돌아가려는 것인지, 아니면 상징적 제품을 탄생시킨 인간의 창의성과 직관을 잃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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