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엘리슨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후원자다. 엘리슨 회장의 아들이 운영하는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러더스를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UPI·AP연합뉴스 |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날 “파라마운트의 최신 제안에 상응하는 가격으로는 더는 재무적으로 매력적이지 않다”며 “인수전에서 빠진다”고 밝혔다.
테드 서랜도스·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합동 성명을 통해 “이 거래는 언제까지나 적절한 가격에서 이뤄지면 좋은 것이었지, 어떤 가격에라도 꼭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러더스 인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워너브러더스 이사회는 파라마운트가 제시한 워너브러더스 전체 1110억달러(약 159조원) 최신 인수안이 넷플릭스의 인수 계약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넷플릭스로서는 무리해서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워너브러더스 중 스트리밍·스튜디오 사업 부문을 720억달러(주당 27.75달러), 부채를 포함해 총 기업가치 기준 827억달러에 매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할리우드 대표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가 결합하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됐다.
파라마운트 로고(위)와 워너브러더스 로고. AFP연합뉴스 |
이후 파라마운트의 반격이 이어졌다.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워너브러더스 M&A 합의 발표 사흘 뒤 적대적 M&A를 선언했다. 워너브러더스 주주들을 상대로 주당 현금 30달러에 회사 주식을 매입하겠다고 제안했다.
넷플릭스는 827억달러를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는 인수안을 검토하며 맞섰다. 다시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보다 더 높은 가격에 워너브러더스를 인수하고, 넷플릭스와의 계약 파기에 따른 위약금도 보증하겠다고 했다.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의 부친인 억만장자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도 나서 400억달러의 자금 보증을 약속했다.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포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래리 엘리슨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후원금 모금자로 활동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를 인수하면 매우 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이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넷플릭스 이사회 이사인 수전 라이스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퇴출하라며 넷플릭스를 압박하기도 했다.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의 합병은 미국과 유럽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이 이뤄지면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러더스와 HBO뿐만 아니라 CNN, TNT, TBS, 푸드 네트워크 등 인기 케이블 네트워크, 해리포터와 배트맨 같은 영화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자산까지 소유하게 된다.
넷플릭스 로고 |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엘리슨 일가가 CBS에 CNN도 갖게 되면서 언론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중도로 분류됐던 CBS 논조가 파라마운트 편입 후 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파라마운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CBS 뉴스 프로그램 ‘60분’에서 2024년 대선 당시 민주당 카말라 해리스 후보를 다루는 방식이 편향적이라고 소송을 걸자 1600만달러를 지불하고 합의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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