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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인구 1000만명 사라졌다... 우크라 여성 “출산은 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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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1월 26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에 있는 학교에 대한 러시아의 공습 현장 근처 주거용 건물 지하에서 현지 여성이 아기에게 모유 수유를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에게 빚을 졌다고 느껴요. 출산은 애국이라고 생각합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인구가 1000만명 이상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영국 일간 가디언이 조국의 미래를 위해 아이를 출산·양육하는 우크라이나 여성들에 주목했다. 작년 10월 전쟁 중 셋째를 출산한 한 우크라이나 여성은 이 같은 말과 함께 “남아서 아이들을 키우고, 우크라이나에 대해 이야기해 줘야 한다”고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와의 전면전 4년째에 접어든 현재 우크라이나 출생률은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망자 3명당 출생아 1명꼴이라고 한다. 한 병원의 자체 통계에서도 2022년 분만 건수는 868건으로, 전쟁 전인 2020년 2300건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병원의 작년 분만 건수는 952건이었다. 분만 건수가 소폭 늘기는 했으나, 전쟁 전에 비하면 턱없이 줄어든 수준이다. 키이우의 한 주산기 센터 전 산부인과 책임자였던 키릴로 벤츠키브스키는 “전체적으로 출생률은 아마 30% 정도 감소했을 것”이라고 했다.

인구 수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전쟁 전 4100만명이었던 우크라이나 인구는 현재 러시아 점령 지역 거주자를 제외하고 3000만~3200만 명 사이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일부 우크라이나 여성은 출산을 이어 간다. 한 여성은 이를 ‘애국’이라고 표현했다. 작년 10월 셋째를 출산한 이반나 디두르는 “러시아가 문 앞까지 오지 않는 한 우리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러시아는 단지 돈바스에서 아주 미세한 걸음만 내딛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작년 중순 출산해 생후 20개월 된 딸을 둔 발레리아 이바셴코는 “저는 우크라이나가 결국 패배할 거라고 믿지 않는다”며 “러시아는 우리를 꺾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많은 사람이 친구와 사랑하는 이를 잃었고 파괴도 엄청났지만, 우크라이나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쟁 발발 당시만 해도 아이가 없었다는 이바셴코는 “어린 딸이 공습 경보 사이렌을 알아듣는다”면서도 “전쟁은 장기적으로 계속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우리의 삶을 계속 쌓아 가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전쟁은 우크라이나를 더 단합하게 만들었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정체성을 더 자랑스러워하게 됐다. 러시아가 두렵지 않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출생률 감소를 막기 위해 지난 1월 신생아를 낳은 산모에게 지급하는 일시금을 5만 흐리우냐(약 166만원)로 인상하고, 직업이 없는 임산부에게는 매달 보조금 7000흐리우냐(약 23만원)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우크라이나의 산모 복지로 해외에서 돌아오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벤츠키브스키는 “미국에서 출산하는 데 3만~4만 달러가 든다고 추산한다. 그 돈이면 키이우 외곽에 원룸 아파트를 살 수 있다”며 “이 때문에 해외로 나갔던 임신부 중 일부는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고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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