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자동차 대여 사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그동안 제휴 렌터카사를 통해 운영해온 구독 서비스 ‘현대 셀렉션(제네시스 셀렉션)’을 제조사 직접 운영 체제로 전환하는 수순이다. 차량 공급과 프로그램 설계를 현대차가 주도하면서 사실상 렌터카 사업자로 나서는 셈이다.
현대 제네시스 셀렉션. (사진-현대차) |
현대차의 전략은 차량을 판매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용 단계까지 직접 관리하고, 이후 반납 차량을 자사 인증 중고차로 매각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중간 유통 단계를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잔존가치를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렌트 반납 차량을 곧바로 인증 중고차 시장으로 흡수할 경우, 중고차 가격 형성 과정에서 제조사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전기차(EV)가 핵심 축이다. 현대차는 대여 물량을 전기차 위주로 공급할 방침이다. 최근 성장세가 둔화된 전기차 수요를 렌트·법인 시장으로 흡수하고, 초기 구매 부담이 높은 전기차를 구독·단기 렌트를 통해 경험하도록 유도해 장기 구매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전기차 보급 확대와 재고 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라인업 확대도 예고됐다. 현재 일부 차종에 한정된 일 단위 구독 서비스를 대폭 늘려 고객 선택권을 확대할 계획이다. 제조사가 직접 재고를 통합 관리하게 되면 수요 변화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그룹 차원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기아는 이미 ‘기아렌터카’를 통해 렌터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대차까지 본격 가세하면 현대차·기아가 렌터카 시장에서 양축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이는 단순 판매 경쟁을 넘어 모빌리티 서비스 전반에서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규제 환경 변화도 진출 배경이다. 중고차 매매업에 대한 대기업 진출 제한이 2022년 해제됐고, 렌터카 사업 역시 중소기업 적합업종 권고 기간이 2024년 말 종료되면서 제도적 장벽이 사실상 사라졌다. 시장 진입 여건이 성숙하자 제조사가 직접 사업 확장에 나선 것이다.
기존 렌터카 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그간 제조사로부터 차량을 공급받아 운영해온 롯데렌탈 등 주요 사업자들은 강력한 자본력과 전국 단위 정비·서비스 인프라를 갖춘 제조사와 직접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제조사가 가격 정책과 잔존가치 관리까지 주도할 경우 수익 구조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협력 모델도 병행될 것으로 본다. 현대차가 기존 제휴 렌터카사와의 협력 체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직영과 제휴를 병행하는 혼합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시장 주도권이 점차 제조사 중심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무게가 실린다.
현대차의 이번 결정은 자동차 산업이 ‘판매 중심’에서 ‘이용 중심’으로 전환하는 흐름을 상징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차량 한 대의 생애주기를 제조사가 직접 설계하고 관리하는 구조가 자리 잡는다면 국내 렌터카·중고차 시장은 물론 소비자 이용 방식까지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